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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bari Nov 07. 2023

고민스러운 메뉴

학생 손님

둘째 딸 친구가 4박 5일을 우리 집에서 보내게 되었다. 부모님 이웃나라인 탄자니아에 일이 있어서 가게 된 것이다. 아이가 학교를 다녀야 했기에 부모님은 나에게 돌봄을 부탁해 왔다. 날짜가 임박해 오니 외부손님이 한 사람 온다는 게 신경이 쓰인다. 아이가 머물 방 옷장을 비우고 이곳저곳 정리를 해 본다.

무엇보다도 식사메뉴가 고민이 된다. 두 딸들에게  4일 저녁동안 먹고 싶은 음식을 이야기하라고 하니 가시가  섞인 말을 한다. 엄마는 손님이 올 때만 맛있는 요리를 해준다는 것이다. 지난번 RVA 학생들이 올 때도 그랬다고. 손님이랑 집안식구들이 먹는 음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지만 요즘 들어서 집밥요리가 귀찮기는 하다. 그래도 며칠 전에 배추김치와 알타리를 담아놓고 오이부추와 무생채를 무쳐놓았다. 아무리 딸친구라고는 하지만 아이돌보는 것이 마냥 편할 수는 없다.

우리 집은 나이로비 시내가 아니라서 배달 웹에서 제외되는 지역이다 보니 피자배달은 쉽지 않고 밖에서 먹는 음식은 패스트푸드가 아닌 이상 시간을 많이 기다려야 해서  특별한 날이 아니면 외식은 쉽지 않다. 며칠 전부터 고민한 저녁요리 메뉴를 긁적여 본다.


                *** 사흘 저녁 메뉴 ***

첫째 날 : 라이스페이퍼-라이스국수, 스팸, 오징어 삶은 것, 닭고기 삶은 것, 오이, 깻잎, 로메오상추, 파프리카, 사과, 단무지, 파인애플 통조림, 다니야, 매운 고추, 메인소스는 파인애플 국물에 피시소스를 섞는다.

둘째 날 : 크림파스터-양송이버섯, 양파, 마늘, 브로콜리, 베이컨, 버터, 생크림, 우유, 계란노른자
or
부대찌개-소시지, 햄, 베이컨, 돼지고기 간 것, 치즈, 캔 콩, 김치, 떡, 콩나물, 두부, 라면

셋째 날 : 닭갈비-양배추, 고구마, 닭다리, 양파, 떡, 깻잎, 파, 소스

넷째 날 : 삼겹살-버섯, 오이, 상추, 고추, 깻잎, 마늘, 양파


이번기회에 우리 식구들도 특별한 음식을 먹으며 잘 지내보자. Brav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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