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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으로 간 H

62일

by Bora

나이로비 글 사랑 모임에서 독서토론과 글쓰기를 함께 했던 H

그녀를 글모임에서 만나던 날, 그때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유난히 하얀 피부와 입술에 바른 밝은 레드 루주색 그리고

무릎 바로 위까지 올라간 군청색 스커트에

안경이 아주 잘 어울렸던 그녀는

이지적이고 자아가 강해 보였다.


평범해 보이지 않은 H는 말을 참 아꼈다.

그래서였을까.

글모임 5년 동안에 그녀를 천천히 알아갔다.

그녀는 겉보기와 다르게 마음이 여리고

때론 그 어느 누구보다도 이해심이 깊었다.

나이로비에서 이제는 그녀를 만 날 수 없다.


H가 케냐 나이로비 고산에서

대한민국 경상도 남쪽의 통영으로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 떠났다.

그녀가 페북과 글사랑 카톡 방에

올린 사진을 들여다본다.

바다를 보고 잡초를 뽑고 산책을 하는 그녀.

통영의 여자 H가 그리운 날이다.



5월 14일(화), 감사 일기

1. 남편과 헤즈본이랑 싸리센터로 외출을 했다. 부모님이 없는 그와 점심을 먹으면서 앞으로 결혼계획에 대해서 살짝 물었지만 여자 친구가 없다고 한다.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는 헤즈본에게 신실한 여자 친구가 생기길 바란다. 헤즈본이 공부와 사역을 지혜롭게 병행해 가니 감사.

2. 하루 종일 인터넷 상태가 안 좋았지만 전기가 나가지 않아서 감사.

3. 싱글 맘 메리에게 미리 따놓았던 차요태 열매와 잎과 줄기를 챙겼다. 나는 마치 차요태 전도자가 된 것처럼 만나는 사람들에게 차요태 요리를 전수한다. 메리가 차요태 열매 볶음과 잎줄기 볶음을 좋아해서 감사.

4. Y가 몸이 많이 힘든가 보다. 무심한 남편에게 서운한 감정이 크다. 그녀에게 무엇보다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쉼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녀에게 평강이 임하길 잠시나마 기도한다. 힘든 마음을 보여준 Y에게 감사.

5. 한 학기 동안에 두 딸이 열심히 학교 생활을 했나 보다. 다음 주 목요일에 학교에서 학점 3.5 이상인 고등학생들을 위해서 특별한 시간을 준비한다고 한다. 수고한 두 딸에게 고맙고 감사.


W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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