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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치유법

63일

by Bora

정원이 예쁜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WNS 학교 한국인 엄마들 미팅이 있었다.

원래 한국인은 9 가정이지만 6명의 엄마들이 모였다.

지난달에 학교에서 있었던 '인터내셔널데이' 행사를 열심히 준비했었던 터라

뒤풀이 겸 학교 종강 전에 모임을 갖게 된 것이다.


케냐살이 17년인 나 그리고 두 명의 엄마들은 아마 10년이 넘었을 것이고

가장 최근에 케냐에 온 사람은 1년이 갓 넘었고 두 명은 7년 또는 5년쯤 된 것 같다.

오래전 엄마들이 시집살이를 하다가 가끔 밖에서 여고 동창생들을 만나기라도 하면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쏟아내는 것처럼 우리의 만남도 그러했다.


케냐에는 아이들 포함해서 한인이 1,200명쯤 되지만 마음 편이 이야기를 꺼내 놓고 교류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모습은 비단 케냐뿐 아니라 해외살이들이라면 누구든 한 번쯤은 고개가 끄득거려질 것이다.

그게 오래되면 우울이 찾아오거나 마음의 병이 생기기도 한다.

엄마들의 수다가 귀엽고 사랑스럽다.


단조로운 나이로비의 삶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로움과 해방감을 느꼈다면

이것으로 족한 것이리라.


5월 15일(수), 감사 일기

1. WNS 한국인 학부모 다섯 명과 2시간 동안 식사하고 교제했다. 아름다운 정원에서 엄마들이 하하 호호 웃는 모습이 행복해 보여서 감사.

2. 8월에 아이들이 개학을 하면 엄마들이 각자 음식을 한 가지씩 준비해서 다시 모이기로 했다. J가 기꺼이 자신의 집을 개방한다고 하니 감사.

3. 둘째 아이가 12학년 때 학생회 임원으로 활동을 한다고 한다. 임원회 미팅이 끝나는 시간을 기다리면서 S와 야외의자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두루두루 모든 것에 마음이 편안해 보이는 S를 보니 감사.

4. 홍수로 집 앞에 있는 낮은 다리 위로 물이 넘쳐서 도로가 움푹 파였었는데 동네 주민들이 다리를 튼튼하게 보수했다. 그래서 감사.

5. 엄마들에게 차요태와 직접 기른 숙주나물을 챙길 수 있어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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