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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쓰기에 도전

69일

by Bora

이번주 목요일에 전반기 글사랑모임이 종강을 한다. 2주 전에 리디아님께서 노년의 삶에 대한 주제로 토론을 이끌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거다. 나는 한 뼘 소설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A41장에 서론과 본론과 결론으로 글을 완성시키 것을 한 뼘 또는 손바닥 소설이라고 부른다.


어느 날 20대 초반의 혜미는 브런치에 '100일 감사일기'쓰기를 매일 올리는 하바리 작가의 글을 우연찮게 읽게 된다. 그 계기로 혜미와 하바리는 댓글로 소통을 시작하다가 이메일로 연락을 하게 된다. 인터넷으로 만 연락을 주고받은 지도 어느덧 10년이 되었다. 드디어 하바리와 혜미는 서울의 한 카페에서 대면으로 만난다.


소설은 실제와 상상의 이야기를 적절하게 접목시키는 것이 흥미롭다. 더 깊은 내용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나만의 공간과 시간을 충분히 할애해야 한다. 미치도록 열렬히 소설 쓰기에 몰입하고 싶은 날이다.


6월 21일(화), 감사일기

1. 나이로비에서 떡집을 하는 지인이 가게를 옮겨야 한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나는 그녀에게 우리 집 아래에 문을 닫은 로칼 레스토랑 자리를 소개했다. 월세는 그녀가 지금 내고 있는 장소의 가격과 같은 돈으로 레고를 해 주었다. 우리 가족에게 도움을 많이 준 케냐인 사이먼과 한국인 W에게 다리를 놓아주게 되어서 감사.

2. 서울 회기동에 고시원처럼 생긴 방에서 아들이 하룻밤을 잤다. 주인은 3년 전에 우리 가족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알게 된 분이시다. 집의 구조는 전주인이 주택 옥상에 고시원처럼 5개의 방을 만들었다. 그중에 한방은 식탁과 냉장고가 놓여있고 한방은 창고로 사용하고 3개의 방은 선교사 자녀와 지방의 목회자 자녀들에게 만 월 5만 원을 받으신다. 물론 물세와 전기세는 따로다. 작년에 이어서 아들은 똑같은 방을 사용하게 되었다. 방 사이즈가 두 명만 누울 수 있지만 최상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된다. 귀한 분을 만날 수 있어서 감사.

3. 오늘은 아이들 점심도시락으로 잔멸치와 불고기, 상추와 차요태 단무지, 계란 지단을 넣고 김밥을 말았다. 쓰리랏차 소스도 뿌렸다. 아직 김밥용 김이 남아있어서 감사.

4. 저녁식사로 고구마와 오징어로 튀김 요리를 했다. 저녁식사를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감사.

5. Y가 저녁식사로 된장국과 깍두기를 맛있게 먹었다며 카톡을 보내왔다. 그녀에게 보낸 음식은 우리 집 식탁에서는 평범하지만 혼자 생활하는 그녀에게는 특별한 한식이었을 것이다. 나눔으로 기쁨이 배가 되어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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