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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다섯, 축하해요

89일

by Bora

1년 만에 온 가족이 춘천에서 만났다. 가정식 두부전골과 돼지고기 불백을 먹고 선교회 본부 사무실로 향했다. 본부 스태프들에게 인사하고 담소를 3시간가량 나누고 우린 일산 마두역으로 출발했다. 세 아이들은 자가용 뒷좌석에 앉아서 종알종알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동생들은 오빠를 만나서 좋고 오빠는 동생들을 만나서 좋기만 한가 보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쿠팡에 주문한 물건을 정리하면서 전기압력밥솥에 흰쌀과 보리쌀을 씻어서 밥을 안치고 친정엄마가 챙겨준 반찬과 참치캔과 김을 식탁 위에 꺼내놓았다. 소박한 식사이지만 웃음과 대화가 넘치는 시간이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남편과 큰아이와 둘째는 이마트로 쇼핑을 하러 나서고 나는, 숙소에서 짐을 정리하고 셋째는 시차적응으로 피곤해서 쉬기로 했다. 셋째 아이가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다가 오늘이 아빠의 생일이라고 한다. 나는 정말이지 정신이 없어서 깜빡하니 잊었다. 외출을 했던 아들과 딸이 파리바게트에서 쵸코케이크를 사 왔다. 우리는 밤 11시가 되어서야 남편이자 아빠의 쉰다섯 살에 생일을 축하했다.

우리 부부는 조금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해서 3년 만에 첫아이를 낳았는데 현재 첫째가 19살, 둘째는 17살 그리고 셋째가 15살이다.

검소한 생일파티였지만 온 가족이 함께 한 소중한 6월 10일이다.


6월 10일(월), 감사일기

1. 아침 8시 30분에 탕정에서 남춘천역으로 출발했다. 12시 30분에 아들을 만나서 1년만에 온가족 함께 모여서 '정다운' 백반식 가정집에서 점심식사를 먹었다. 하루 종일 온 식구 행복 치수가 올라가서 감사.

2. 선교회 본부가 있는 춘천에 가서 스테프들과 좋은 교제를 나눌 수 있어서 감사.

3. 케냐에서 사 온 AA 커피를 친정과 선교회 스테프들에게 선물로 드릴 수 있어서 감사.

4. 둘째 아이가 오빠에 눈썹을 정리해 주고 여드름을 짜주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았다. 남매 사이가 좋아져서 감사.

5. 남편이 건강하게 쉰다섯 번째 생일을 맞이해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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