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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감사 일기 No.4
08화
추억의 과일
98일
by
Bora
Jun 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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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래 우리 집에는
키가 크지는 않지만 열매가 실한
살구나무 한그루가 있었다
꽃이 지고 열매가
가지에 다닥다닥 열리면
중간중간에 몇
알씩
속아냈다
날씨가 무더위로 접어들 때쯤엔
살구가
노랗다 못해 주황색으로
먹음직스럽게 익는다
적도가 흐르는
케냐엔
살구나무가 없다
싱싱한 과일이 아닌
설탕에 절인
수입산 살구만이
슈퍼마켓에서
볼 수
있다
기독교 100주년 기념교회
마당에
탐스럽게
열린
살구를
본 순간
한알을 따서 얼른 입안으로 넣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옛 추억이 불끈불끈 몸속에서 일어난다
멋쟁이처럼 자태를
뽐내는
이 녀석에게
감히 손댈 수 없는
위험이 뿜어져 나온다
아무래도 올여름
교회 마당의 살구는
입이 아닌 눈으로만 기쁨을 주는
여름과일이 될 것이다
그래도 손을 위로 쭉 뻗어서
따먹고 싶은 욕구가 일어남은
산아래 집의
살구나무가 그리워서 일 거다
1. 아침에 버섯두부 된장국을 끓이고 양파와 청양고추와 어묵을 넣고 볶았다. 우리 부부만 아침을 먹었지만 그래도 감사.
2. 남편과 두 딸이 외출을 했다. 숙소에서 나 홀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감사.
3. 오피스텔 암막 커튼을 활짝 제치면 한눈에 큰 도로가 내려다 보인다. 창문을 열지 않으면 밖에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생활하니 감사.
4.
C부부와 거의 19년 만에 만났다. 그네들은 중국에서 19년을 살고 지난해 한국에 들어와서 재적응 중이다. C부부와 교제할 수 있어서 감사.
5.
딸들이 지하철을 타고 명동에 갔다. 명동에는
12층 다이소가 있다. 제법 지하철 노선을
잘 찾아다닌다. 한국생활을 잘 적응해 가니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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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밈없는 자연과 진한 커피, 사진찍기,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아이들을 사랑합니다. 이타적인 삶 중심에서 스스로를 보듬고 사랑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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