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6시가 넘어서 도착한 여수에는
H가 있다.
그녀의 부부에게는 1남 3녀의 자녀가
있는데 온 식구가 커다란 거실에서
우리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다.
H와 나는 대학교에서 만나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하다가
같은 선교회에서 간사로 일했다.
그녀는 목사와 결혼하고
여수에 정착해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고
나는 케냐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
생활력이 강해진 그녀는 온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부엌에서 부지런히 손발이 맞게
움직이는 자녀들과 남편에게서
그녀가 확실한 가사 훈련을 했으리라는
흔적이 엿보인다.
비 온 후에 걷히지 않는 안개가
여수를 몽환적으로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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