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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여니맘 Feb 01. 2023

'싸개'는 언제까지?

싸개는 언제까지?

유입키워드: 싸개는 언제까지. 신생아 싸개. 속싸개. 모로반사. 숙면육아템. 모로 방지육아템. 출산준비물. 가슴안정베개. 태열. 싸개 언제까지. 스와들업


"싸개는 보온은 물론 아기를 감싸줌으로써 아기를 안정되게 한답니다."

"밤낮 구분없이 먹고 자는 시기인 신생아 때(~한달)는 100% 해줘야 한답니다. 먹다가도 잠들고 잠자면서도 먹던 아기가 신생아 시기가 끝날 무렵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이 늘어난답니다. 이 무렵부턴 젖을 먹거나 깨어 놀 때는 손을 빼주고 싸개도 아랫부분만 해주세요. 그러나 잠을 잘 때는 싸개를 해줘야해요. 백일 무렵까진 잠잘 때 모로반사가 올 수 있으니 가급 백일 무렵까진 잠잘 때는 싸개를 하는 것이 좋아요"





"저한텐 시원하게 해 주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꽁꽁 싸면 태열이 더 많이 올라오는 것 아니에요?!"


기저귀를 갈아준 후 싸개를 여미고 있는데 가까이 있던 산모가 이처럼 말한다. 목소리에 원망과 불신이 실려 있음이 느껴진다. 사실 워낙 자주 접하는 상황이다. 태열로 마음 고생하는 산모들이 많고 그로 병원에 가면 십중팔구 "시원하게 해 주라"라고 처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시원하게 해 주랬다고 싸개는커녕 아랫도리가 드러난 채로 아기를 둔 안타까운 상황도 그리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여름엔 더욱 자주 보인다. 가까이에 있든 멀리에 있든 에어컨이 돌고 있는데 한 달도 되지 않은 아기를 맨살이 드러난채로 둔 경우도 많다. 물어보면 "더울 것 같아서 시원하라고", "더우면 열이 나니까" 벗겨뒀다는 것이다. 


어른들이 자주 오는 경우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어르신은 한사코 싸개를 꽁꽁 여미고 젊은 사람들(산모와 아기 아빠)은 한사코 풀고, 어르신 가자마자 싸개를 풀어버리고, 먹을 것을 가져다 줄겸 와봤더니 싸개를 해주지 않아 아기가 만세를 부르며 자고 있고, 그래서 다시 잔소리하며 싸개를 꽁꽁 여미고  . . . 이렇게 말이다. 


한편, 싸개 여미는 것을 어려워 하는 산모도 많다. 혹은 귀찮다(번거롭다)며 그냥 이불을 덮어주면 안되냐?는 산모도 있다. 그래서일까? "싸개는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묻는 산모가 많다. 현장에서 많이 듣기 때문인지 유입 키워드도 꾸준하다. 그래서 오늘은 싸개, 그리고 옷에 대해서다. 







①싸개는 보온과 아기 보호는 물론 아기를 감싸안아줌으로써 아기를 안심시키는데 도움된다. 불과 얼마 전까지 자궁 속에 있던 아기다. 세상으로 나왔지만 포근하게 감싸주던 그 안락함은 아직 본능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니 아기들은 불안해한다. 모든 아기가 그렇다. 그래서 더욱 안기려들기도 한다. 


아기들의 이와 같은 불안을 어느 정도 위로해주는 것이 싸개다. 싸개를 제대로 해주면 불안함이 줄어들고 그래서 덜 보채고 덜 안기고 싶어한다. 


②소화 장애 완화, 성장에 도움된다.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보채는 아기 손발을 만져보면 싸늘한 경우가 많다. 이런 아기에게 양말을 신기고 손싸개를 해주는 것으로 훨씬 안정된다. 아기들은, 특히 신생아는 몸이 허전하면 불안한 것은 물론 소화에도 방해가 된다. 가뜩이나 소화가 쉽지않고 역류로 힘든 아기를 싸개를 하지 않아 더욱 불안하고 힘들게 하는 것이다. '~백일 무렵'까진 싸개를 제대로 해주는 것만으로도 아기 돌보기가 무난해진다. 


'스와들업'이라고 부르는 땅콩모양 자루형 싸개로 부족할 수 있다. 최근 쓰는 산모들이 많다. 지퍼로 여닫기에 편할뿐더러 싸개로 여며도 풀어지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몸이 쉽게 드러나기도 하는데 자루형이라 아기 몸이 드러나지 않아서 좋긴 하다. 그래서인지 기존의 싸개(사각형 모양 천)는 갖추지 않은 집도 있다. 


그런데 이 스와들업을 입고서도 꿈쩍꿈쩍 놀란다면 기존의 싸개, 즉 사각으로 된 싸개로 여며 재우는 것이 좋다. 허전해하지 않도록 옆에 좁쌀베개 같은 것을 놓아준다. 그래도 여전히 놀란다면 싸개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④의사 선생님의 "시원하게 해줘라"는 집안 공기를 시원하게 해주라는 것(24℃), 즉 얼굴 부분을 시원하게 해주라는 것이지 싸개를 풀어 몸 자체를 시원하게 해주라는 것이 아니다. 물론 몸도 어느 정도 시원하게 해줘야 한다. 그래도 싸개는 해줘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가벼운 소재의 배냇저고리를 입힌다. 요즘엔 몸통 부분은 배냇저고리처럼 겹쳐지지만 소매는 반소매 혹은 민소매인 옷도 흔히 보인다. 여름 아기인 경우 이런 옷을 구입한 경우가 많은데, 신생아 시기(~생후 한달)에는 긴소매가 훨씬 좋다. 


한여름 누워서 지내야 하는 아기라면 아사면처럼 가벼운 소재의 긴소매 배냇저고리를 입힌 후 싸개를 해준다. 싸개도 가벼운 소재가 있다. 여름 아기는 사각의 천귀저귀가 싸개로 좋다. 


아기가 불안해할수록 싸개를 여며 싸서 안아주면 안정에 도움이 된다. 싸개로 여며 안고 있는데도 어딘지 불안하거나 잠이 들지 못한다면? 속싸개나 천기저귀를 넓게 펼쳐 목 윗부분(혹은 머리 중간 정도)에서부터 덮어 안아주곤 한다. 감싸 안아주는 효과 때문인지 쉽게 안정되거나 쉽게 잠든다.


⑥깨어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한달 무렵부터 싸개는 부분적으로 해준다. 밤낮 구분없이 먹고 자고, 먹다가 잠들고, 자면서 먹던 아기는 3주차 무렵~한달 무렵에 깨어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이때는, 먹을 때나 깨어 놀 때는 상체 쪽 싸개를 풀어 손을 내놓는다. 하지만 재울 때는 싸개를 해준다. 


아기에 따라 두달 무렵 바지를 입혀 재워도 된다. 내 아기를 세심하게 관찰, 싸개 없이 잘 잔다면 바지를 입힌 후 이불을 덮어 재운다. 이때 이불은 너무 가벼운 것보다 약간의 무게감이 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가슴 아래부터 덮어준다(팔은 덮지 말아야 팔을 움직이는 것으로 이불이 얼굴을 덮어버리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싸개는 모로반사완화에도 도움 


아기를 싸개 등으로 여미지 않아 재우는 경우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것은 작은 소리에도 움찔움찔, 혹은 허공을 향해 양팔을 쭉쭉 뻗거나, 잠시 허우적거리는 모습이다. 주변에 어떤 소리가 없어도 그렇다. 어찌나 민감한지, 숨죽이며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꿈쩍꿈쩍 거리기도 한다. 갓 태어났을 때부터 시작해 빠르게는 백일 무렵, 길게는 6개월 무렵까지 지속되는 '모로반사' 때문이다.


이 모로반사는 모든 아기에게서 일정시기에 꼭 나타나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현상이다. 그런 만큼 모로반사가 보이지 않으면 신경계 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그런데 이런 설명 때문일까. 아주 드물게는 오히려 "당연하게 나타나는 것이니 그냥 둬야 아기가 더 발달하는 것 아니에요?"라며 역설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무의식적이라 아기에게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 아니냐?"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절대 그렇지 못하다. 문제는 모로반사로 인한 허우적거림으로 끝나지 않고 깨어 우는 것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아기가 우는 것은 먹고 싶다거나 기저귀가 젖어 불편해서이기도 하지만 어떤 이유로 불안해서이기도 하다. 그중 하나가 모로반사이기도 하고 허전해서 이기도 하고 말이다.


양쪽에 믹스볼 같은 충전재 같은 것을 넣어 아기에게 덮어줄 경우 팔이 허우적거리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주는 것들(모로반사 방지템, 아기 숙면 육아템, 가슴안정 베개 등으로 불린다)도 도움 된다. 바지를 입힌 후 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주는 것도(차렷 자세) 모로반사 방지와 숙면에 도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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