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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훈 Mar 28. 2024

연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뭘까

연애는 인정과 이해의 연속이지만 변화와 노력이 없다면 이어질 수 없다. 타인의 모든 것을 받아들여주길 바라는 것은 얼마나 멍청한 발상인가.


자신을 모든 것을 이해해주고 받아들여주기를 바라는 이는 이기적이다. 타인을 위해 모든 것을 배려해주고 받아들이는 이또한 이기적이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가치관과 사상, 신념에 대해서 올바르게 말하지 않고 모든 것을 맞는 척 맞춰주는 것이 과연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나의 모든 것을 받아들여주는 순종적인 이와 연애를 했었다. 너무 편안했고 함께하니 잘 맞는 것 같아서 좋았다. 정말 딱 4개월정도만.


그 시간이 지나자 궁금해졌다. 정말 이것을 바라는 것인가, 정말 이걸 좋아하는 것인가-하는 의문이 피어올랐다.


솔직히 얘기를 꺼내자 그녀는 나를 좋아하니까 아무렇지 않다며 다 맞출 수 있다고 대답한다. 그렇게 말한 그녀는 그 얘기를 하고 불과 3개월 후에 떠났다. 아무런 전조없이 갑작스레 우린 잘 안맞는것 같다며.


수차례 타협점을 찾기위한 조율을 하려 애를 썼지만 그녀는 나와 대화하거나 다툴생각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답답하기 그지 없다. 잘 헤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엔 자기주장이 굉장히 강한 이를 만났다. 무슨 일이든 자신이 말하는 것, 취향이 맞아야 했고 받아들여줘야 했다. 그녀는 우리는 다른 점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왜 안받아주냐고 따지는 듯 하다. 그럼 너는 왜 다른 나를 안받아들여 주는데..


이번엔 전보다도 오래가지 못했다. 너무 자주 다투었지만 어영부영 넘어가거나 누군가 억지로 물러설 뿐 해결되는 것은 하나도 없이 앙금이 쌓여가는 것이 눈에 보일 지경이었으니까.


다른 환경에서 이십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온 이상 두 사람의 가치관이나 사상이 일치할 수는 없다. 연애에서 다름이란 충돌을 불러일으키고 선택을 강요한다.


나는 이 상황에서 현명한 다툼과 논쟁이 사랑의 필수요소라고 생각한다. 이 방식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과하면 안된다.


너무 순종적이어도 안되며 너무 강압적이어도 안된다. 이 사이에 조율이 가능한 범주에서 서로가 맞물려야 함께 돌아갈 수 있는 것이지 벗어나버린다면 중심에서 놓아버릴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핑계로 자신의 마음을 줄이는 것을 타당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 사람이 나를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느낀다면 이런 내 모습까지 모두 비추어 주어야 존중하는 태도일 것이다.


사랑이란 핑계로 자신의 모든 것을 주입하려 하는 것을 말아야 한다. 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있는 그대로의 사람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일 것이다.


자신들은 다툼없이 오랫동안 사귀는 중이라며 자랑하는 한 커플을 본 적이 있다. 나도 그런 연애가 이상적인 연애인줄 알았다. 서로가 알아서 잘 맞춰주며 다툼없이 모든 것을 해결해나가는 듯이 보이는 연애.


그들은 뒤에서 불평과 불만뿐이었다. 틀어진 부분을 다시금 올바르게 돌려놓지 않고 어영부영 이어붙이기만 해놓은 탓에 버러진 틈으로 감정이 새고 있는 것이다.


매일같이 싸우고 화해를 반복하는 커플을 본적이 있다. 이들은 어떻게 서로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계속 연애를 하는 건가-싶었다. 서로가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내비치며 말하는 것이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어보였다.


이들은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과거에 비해 싸움의 빈도가 줄어들었다. 이미 대부분의 틈을 함께 달라붙어서 고쳐낸 것이다. 서로의 입장, 가치관, 사상을 확실하게 알기 때문에 특정부분에서 존중과 이해를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알고 있으니 배려하기란 더욱 쉽다. 그들은 아직도 안맞는 부분이 생겨난다면 물러서지 않고 곧장 얘기를 꺼내어 문제를 해결해낸다.


이렇게 말하면 '꼭 그 상황에 서로 맞부딪혀야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건가요? 부딪혔다가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헤어질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 외의 부분은 다 좋음에도 불구하고 고작 딱 한가지 때문에 헤어지는 것은 말이 안되죠.'라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서로의 의견이나 가치관 대립에서 해결방안은 여러가지가 있는 법이다. 분명한 것은 그 상황에서 서로가 문제점을 대하는 자세가 이해관계에 맞아떨어지는 지를 봐야하는 법이다.


당신은 문제가 생기면 잠시 덮어두고 곰곰히 생각했다가 나중에 차분히 대화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해보자. 헌데 만난 이는 문제가 생기면 싸움이 생길지라도 당장에 부딪혀서 해결을 해야 원만하게 흘러간다고 생각한다면?


그래, 서로가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안맞는 부분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되 그것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 법.


만약 다름이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라면 그 또한 인정하고 가차없이 놓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련하게도 서로를 올바르게 존중해줄 수 없게 되었는데도 '내가 참으면 되지'하는 생각으로 인내하며 인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란 것이다.


해결되지 못할 문제를 혼자 껴안고 숨죽여 울지 말고 부딪혀 도전하고 성공하지 못한다면 과감히 이별을 택할 줄 알아야한다. 그 사람의 감정 이해보다 중요한 일이 있지 않은가. 자신의 감정을 보살펴야한다.


이따금 들어오는 연애상담에서 제일 많이 당황스러운 것은 '굳이 말해야 할까?'라는 질문이다. 이미 대립이 생겨났고 그 부분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다툼이 싫어서 도망치려고, 인내하려고 하는 모습이 안쓰러울 뿐.


이별이 두려워 자신의 마음을 병들게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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