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이 하얗게 얼어붙다
이제야 들어선 겨울의 초입, 아침 7시의 겨울에 나는 최고의 추위를 느낀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겨울보다 갑작스레 바뀐 날씨의 초겨울이 더욱 춥게 느껴진다.
창문을 열자마자 차가운 공기가 거세게 밀려 들어온다. 방금 까지만 해도 코트를 입고 나갈 생각을 했던 나를 후회하게 만든다. 도시는 이미 겨울을 받아들였다.
숨을 내뱉자 금방 증발했다. 하얀 연기가 피어올라 내 눈에 숨을 비췄다. 마시고 뱉을 때마다 마음속이 얼어붙는 기분.
갑자기 달라진 공기에 나의 준비도 달라졌다. 얼어붙기 전에 겨울의 단단한 공기를 견뎌낼 수 있도록. 차갑게 스치는 바람들을 몸에 닿지 못하게 막았다.
이 묘한 공기는 나에게 낯섦과 두려움을 가져와서 차마 이것까지는 막지 못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 계절만의 맑은 결심이 전해졌다. 겨울의 아침은 나의 군더더기를 모두 덜어냈다.
숨결이 하얗게 얼어붙어 연기처럼 날아가는 모습은 단지 가을의 끝에서 다가온 추위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결국 견뎌내야 할 이 계절은 나에게 그 시간을 느끼도록 한다. 그 날카로운 공기에서 느껴지는 묘한 안정감.
아침 7시의 겨울은 정말 혹독하다. 단 하나의 연민도 없이 자신이 가진 모든 추위를 내뱉는다. 세상은 이미 겨울이란 옷을 다 입었다.
나는 이제 적응해야 한다. 이 차가운 일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