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탐색 page.04
희망하다:
어떤 일을 이루거나 하기를 바란다.
표준국어대사전
인간이 살아가는데 원동력이 되는 감정을 꼽자면 단언컨대 '희망'을 꼽을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어도 희망은 마치 양분처럼 개개인의 머리 위에 내리며, 우리는 언제나 그것을 취하고자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자신의 머리 위를 올려다 보고자 하는 의지가 있을 때의 이야기이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 독일군 점령지에서 독일, 프랑스, 영국군이 치열하게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전쟁의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크리스마스이브가 되었고, 영국군은 백파이프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연주했다. 잠시 후, 그에 화답하듯 독일군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서로를 향한 적대감은 따스함으로 바뀌었고 모든 군인들은 메리 크리스마스를 기원했다.
위의 내용은 역사적으로 실재한 일이며 [전장의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으로도 영화화되었다. 가슴 아픈 전쟁 이야기지만, 암담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은 늘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품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과거를 딛고, 희망을 염원했던 사람들이 주도하여 세계인이 친구가 되는 오늘을 만들었다.
세상을 가만히 보면 모든 일들은 티 끝 만한 희망에 의해 굴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 인간은 치열하게 살아가기도, 한 순간의 쾌락을 쫓기도, 타인을 돌보기도 하는 입체적인 존재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마음 한 켠에서 희망이라는 감정을 키운다. 사업을 할 때도, 투자를 할 때도, 공부를 할 때도, 자녀를 낳고 기르는 일에도 희망은 함께한다.
인간을 더 인간답게 하는 것과 사회가 질서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은 법이나 두려움, 굳건한 의지보다도 무언가를 희망하는 삶이다. 내가 더 나은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도전하고, 스스로 더 좋은 사람이길 희망하기에 타인을 위하는 마음을 낸다. 그리고 한 사람이 품은 희망이 타인에게 또 희망을 전달한다.
최근 디즈니플러스의 [조명가게] 시리즈를 보았다. 거기서 버스기사 아저씨가 학생에게 이런 말을 건넨다.
꼭 들어가야 돼. 그리고 너의 빛을 찾아.
그래야 이 골목길을 벗어날 수 있어.
이 작품에서 조명은 한 사람의 빛, 목숨을 상징한다. 한 개의 전구는 마치 우리의 생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인다. 숨을 쉬며 멀쩡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조차 자신의 빛이 무슨 색인지 모르고 그저 기계처럼 살아가는 것. 그것은 진정한 자기로서 온전히 살아가지 못하고 배회하는 삶이다. 빛은 희망과 닮아있다. '당신의 빛을 찾아라.' 이 말은 그저 목숨을 부여잡으라는 말이 아니라 '당신의 빛깔을 찾아라.'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당신이 어떤 모양이든, 당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라.'라고 말이다.
버스기사 아저씨가 학생에게 이 말을 건네는 장면은, 삶의 시행착오 안에서 기성세대가 발견하고 놓친 것들을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렇게 각자가 찾은 오색빛이 모여 하루하루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간다. 역사 속에서 늘 위기는 존재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희망을 쫓아 살아간다. 그것은 문자 그대로 '생을 향한 희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