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탐색 page.13
자신하다: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거나 어떤 일이 꼭 그렇게 되리라는 데 대하여 스스로 굳게 믿다.
신뢰하다:
굳게 믿고 의지하다.
표준국어대사전
자신을 믿는다는 말만큼 모호한 말이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보편성에서 벗어나 좀 더 개인적인 '믿음'에 대해 논하고 싶다. 'Believe yourself' 너무 익숙해서 알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다. 더군다나 늘 들어왔던 이 짧은 문장을 우리가 가슴깊이 아로새기고 살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말만큼이나 모호하다. 내가 나를 믿는다고? 심지어 나는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나를 사랑할 수 있다고? 나는 사랑이 뭔지도 모르는데. 이 굴레를 평생 반복하다가 끝나버릴지도 모른다.
어느 날은 이와 관련하여 스스로를 세뇌하는 모호한 생각들을 정리해보고 싶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질문은 몇 가지로 압축되었다. 1.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나'는 과연 누구인가. 2. 신뢰란 무엇인가. 3. 그렇다면 나는 나를 사랑하고 신뢰할 수 있는가.
첫 번째 질문에서의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그 '나'는 누구인가. 많은 서적들을 읽다 보면 알게 되는 통로가 있다.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인데, 우리는 더 높은 차원의 의식이며 몸과 마음을 가지고 있기에 에고로서 이 생을 살아간다고 말한다. 의학계는 이 이론을 받아들이는 입장과 우리의 존재는 그저 세포의 집합체 정도로 생각하는 입장으로 갈리는 듯하다. 아마 후자가 말하는 '나'는 몸속에 갇힌 영혼정도로 치부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뚜렷하게 정의된 이론으로 밝히기 전까지, 우리는 정의 내릴 수 없는 '나'를 그저 다양하고 통합적인 존재라고 여기는 수밖에 없다.
첫 번째 질문의 답은 뭔가 찜찜하지만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인 신뢰는 무엇인가. 또 나는 나를 사랑하고 신뢰할 수 있는가. 자기신뢰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았다.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거나 어떤 일이 꼭 그렇게 되리라는 데 대하여 스스로 굳게 믿는 것. 만일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 '나'라는 존재 자체를 믿는다는 말이 아니라, 내가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는 존재임을 믿는 것이라면 이야기는 조금 더 쉬워진다.
모호한 것들 투성이인 세상에서 자연의 일부인 우리는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추구하며 살아간다. 날아가는 새가 그렇듯, 물속의 물고기가 그렇듯, 산속의 다람쥐가 그렇듯. 그저 생긴 대로 자신의 생을 위해 끊임없이 움직인다. 멈춰있지 않고 살아간다. 우리는 그들처럼 갈망하고, 나아가고, 살아가고, 때로는 무너진다.
그래서 끝내 인정할 수밖에 없다. 내가 누군지 정말로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계속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나라는 존재에 관해 믿느냐고 묻는다면 여전히 모르겠다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살아가고 있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 일을 해낼 수 있을지를 믿느냐고 묻는 것이라면 가능성은 있다고 말할 것이다.
Believe Myself
(Be+lieve, 있다+가볍다)
이 단어 속에 끊임없는 생의 이야기가 있고 그것을 살아낼 의향이 있다면, 존재에 앞서, 그런 '나'를 우리는 믿을 수 있다. 보다 가볍게 존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