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혜신 Aug 10. 2024

글쓰기 코칭

나를 만나는 시간에서 상대와 이야기하는 시간으로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물어본다면 어떻게 말할 것인가


- 글쓰기를 하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어떤  글을 쓰고 싶나요?

- 글쓰기로 인해 얻은 좋은 점은 어떤 것이 있나요?

- 어떤 작가가 되고 싶나요?

- 어떻게 하면 꾸준히 쓸 수 있는 작가가 될 수 있을까요

- 무엇을 원하시나요? 무엇을 원하지 않나요?

- 독자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으시나요?


잠시 말문이 막힐 것 같다. 쏟아지는 질문들을 둘러보다 하나씩 나의 생각들을 정리해서 표현하다 보면 질문에 대해 내 안의 여러 조각들의 생각들이 통합됨을 느낄 수 있다.


한동안 일어나자마자 의식의 흐름대로 3페이지의 글을 써 본 적이 있었다. 아티스트웨이라는 책을 통해 자기 안의 창조성을 깨우는 방법 중의 하나인 이를 통해 나도 모르는 나 자신을 발견한 적이 있었다. 내가 어떤 말을 하거나 쓸 줄은 알 수 없었지만 나도 모르게 적어가는 펜력으로 인해 그냥 글을 쓰는 것에 나를 맡긴 경험이었다. 그렇게 글을 쓰고 나면 나에게 작은 선물을 해 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더불어 하루의 시작이 복근 운동으로 단련된 배처럼 단단히 느껴졌다.


얼마 전 글쓰기 모임을 가졌다. 매일 자신이 정한 시간에 10분 동안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적는 이 모임에서 얻은 첫 번째는 꾸준함이었다. 시험 전 날 하는 벼락치기 공부가 아닌 매일 꾸준히 자신을 위한 글쓰기 시간이었다. 주제에 대해 생각하다 30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적어 내려가는 경험은 놀라웠다. 꽤 많은 글을 쓸 수 있었고 그 짧은 글들은 다시 긴 글들로 이어져 갈 수 있었다. 

더욱이 글쓰기의 소재를 꽤 다양한 곳에서 얻을 수 있었다.

나의 오감을 통한 글쓰기, 나의 감정에 대한 글쓰기, 나의 삶의 경험을 통해 다시 써 보는 글쓰기, 그리고 독서를 통한 발췌문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어보는 글쓰기 등 그 소재는 나와 주변에서 무궁하게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글을 쓰면서 나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며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시간은 참 소중한 시간이며 나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럼 글쓰기를 하면 어떤 이점들이 있을까

누군가가 나의 글을 읽기 전에 내가 먼저 나의 글의 독자가 된다. 그 글을 통해 미처 말하지 못한 것이나 표현되지 못한 감정이 정리가 된다. 이것은 생각보다 큰 의미를 갖는다. 마치 온갖 야채와 고기가 넣어진 냉장고를 열고 그 재료를 하나씩 손질해서 볶은밥을 만들고 불고기과 닭 볶은 탕을 만드는 것처럼 흩어져 있는 나의 감정을 깨끗이 돌보고 정리가 안된 나의 생각을 손질하는 과정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나는 한식이 주특기인지 양식인지 아니면 야식 전문가인지에 대한 나의 테마가 정해질 것 같다. 즉 글쓰기로 내 생각이 정리되고 감정이 정화되면 내가 쓰고자 하는 주제가 펼쳐질 것이다. 주제가 잡힌 사람이 된다. 이리저리 정리 안되게 벌리기만 하는 사람이 아닌 명확한 주제하에 자신의 재료를 명확하게 만들고자 하는 음식으로 다시 탄생시키는 사람이 된다. 이것은 글쓰기뿐 아니라 말하기로도 연결이 된다.


자신 내면의 여과장치를 이렇게 이용함으로 드디어 작가는 독자를 염두해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내가 쓰는 이 글이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로 전달되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마음을 열어 두며 글을 쓰게 된다. 나 자신의 카타르시스만이 아닌 누군가에게 읽히며 공감되고 힐링이 되는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글을 쓸 때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자신이 쓰는 글의 주제가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 글을 어떻게 구조하며 쓸 것인지를 작가는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글에서 주제가 보이지 않고 단 몇 줄로 요약할 수 없다면 그 글은 아직 자신의 감정의 흐름대로 흔들리는 갈대처럼 정리가 되지 않은 글이다. 말은 많으나 정확히 뭘 말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는 누군가의 대화이다. 그것을 염두하고 쓴다면 글의 주제는 명확해지고 자신이 하려는 말이 중심을 가지게 된다.



글쓰기라는 말이 경우나 사람에 따라서는 다른 무게감을 가진다.

자신이 생각하는 모습에서 잘한다라는 이미지를 투영시키는 순간 글쓰기나 말하기는 큰 부담감으로 돌아온다. 그러기에 시작하기도 전에 한발 내딛기보다는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기에 글쓰기라고 호칭하기 전에 나의 메모라고 칭하거나 또는 나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한다면 어떨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전에 나에게만 허락된 비밀 일기처럼 시작은 자신만을 위한 글을 써 보면 어떨까


누군가를 만날 때 그냥 아는 사람에서 친구로 더 나아가 애인이나 배우자라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만남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며 감정이 생기고 특별함을 느끼게 된다. 자신이 알고 있지 못한 자신의 모습도 상대의 모습도 알아가며 성숙해 가는 과정을 가진다. 하지만 그 만남을 오직 완벽한 나의 이상형 만나기라고 

못 막으면 첫 시작은 힘이 들것이다. 나의 관점에서 벗어난 부분이 보이면 가차 없이 거부하기 때문이다. 

글쓰기도 비숫하다. 처음부터 완벽한 글쓰기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쓰기를 통해 그만큼의 완성도를 가진다고 본다. 그렇게 하루하루 꾸준함이 쌓이고 퇴고를 하면 조금씩 성숙한 글쓰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

남과 비교하는 것 대신 어제와 오늘의 나를 바라보는 글쓰기와 그 글을 통해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정리하는 법을 배우고 잘 전달하여 상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글쓰기는 거창한 시작을 가지지 않는다.


그렇게 시작했는데 글 속에 앞서 물어보았던 질문들에 대답들을 정리할 수 있게 된다.


 - 글쓰기를 하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어떤  글을 쓰고 싶나요?

- 글쓰기로 인해 얻은 좋은 점은 어떤 것이 있나요?

- 어떤 작가가 되고 싶나요?

- 어떻게 하면 꾸준히 쓸 수 있는 작가가 될 수 있을까요

- 무엇을 원하시나요? 무엇을 원하지 않나요?

- 독자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으시나요?


하나하나의 단추들이 구멍에 맞춰지듯 그렇게 여미는 작업이 근사한 옷매무새를 만든다. 첫 단추를 어떻게 끼워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제대로 맞는 위치에 단추구멍을 찾게 된다. 그렇게 맞춰진 단추는 달 꿰어지게 된다. 글쓰기의 근력을 훈련하여 단련시키게 되면 어느 순간 제법 써지는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표현이 어떤 시선일지 다른 이들과 나누고 다른 이들의 글들을 보게 되면 또 자신을 다듬어 가는 순간들을 맞이할 것이다. 

늘 매 순간이 나에게 새롭게 변신할 수 있는 기회라면 나 자신은 멋있는 조각가일 것이다. 

창조자로서의 나 자신을 보게 되며 나아가는 그 시작을 해 볼 수 있다.



  


시간


표현


자신




이전 04화 영어코칭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