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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예술이다?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을 읽고.

by 뽀로미 Mar 18. 2025






우리는 정말 사랑을 알고 있을까? 뜨겁고 격정적인 감정뒤에 숨겨진 사랑의 본질을. 사랑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해 늘 인간의 삶을 지탱해 온 주제다. 하지만 보이지도, 만질 수도 없는 이감정은 우리를 끊임없이 궁금하게 만든다. 도대체 사랑은 무엇이고, 어떻게 지속되는지에 대해서.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능동적인 활동이라고 말한다. 사랑은 기술이기에 다른 기술처럼  지식과 노력을 통해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20대 때의 나는 이 말이 어딘가 어색하게 느껴졌다."사랑은 노력 없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감정 아닌가? 진짜 사랑이라면 애쓰지 않아도 유지되어야지! 마치 자석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끌어당기듯이."

하지만 결혼이라는 현실 속에서 그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처음엔 모든 것을 채워줄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서로가, 시간이 지나면서 차이점이 보이기 시작했고, 예상치 못한 갈등은 끊임없이 찾아왔다. 성가실 만큼.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만나면, 갈등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초기에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차이가 오히려 더 큰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까. 프롬은 이러한 순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존중이라고 말한다. 존중이 있으면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대화를 통해 조율과 합의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정이 격해진 순간에도 비난을 멈추고 존중을 지키는 일이 과연 쉬운 일인가? 마음 챙김의 달인이 아닌 이상 그건 어렵다고 본다. 그래서 프롬이 사랑을 기술이라고 한 것이겠지. 그렇다. 사랑은 한 번에 완성되는 감정이 아니라, 끊임없이 배우고 다듬어야 하는 과정이다. 마치 예술가가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습하고 수정하듯이 말이다.

캔버스 위에 색을 조화롭게 쌓아가고, 때로는 과감하게 덧칠하고 지우며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듯이, 사랑도 그렇게 수많은 순간들이 겹겹이 쌓이며 서서히 모양을 갖춰간다. 예상치 못한 색이 번지거나 원하지 않은 선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그 모든 과정이 더 깊고 풍부한 그림을 만들어 내듯, 사랑 또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수많은 노력 끝에 비로소 단단한 유대가 된다.

그리고 그제야 깨닫게 된다.

사랑이란 한순간의 설렘으로 피어나는 감정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 함께 쌓아가며 깊어지는 여정에 가까운 거라고.










우리처럼 작은 존재가
우주의 광대함을 견디는 방법은
오직 사랑뿐이다


칼세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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