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을 나타내는 다양한 표현을 보면서, 한 사람의 성격을 한두 가지로 설명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 해도, 혼자 있을 때, 친구와 있을 때, 사회생활을 할 때, 어려움에 놓였을 때, 억울한 일을 겪었을 때 드러나는 성격이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는 친절하고 또 다른 사람에겐 차갑다.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불안과 자격지심에 성급해진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다. 나에게는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무례하게 굴고, 나에겐 까칠하게 대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겐 순한 양이 되곤 한다. 자신 안에 있는 수많은 성격이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생존을 위해 카멜레온처럼 변화를 거듭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자기 뼈대를 이루는 주요 성격은 있기 마련이다. 침착함을 유지하거나, 분노를 잘하거나, 이해심이 많거나, 감성이 풍부하거나, 합리적이거나, 비난을 잘하거나 긍정적이거나처럼 자신 또는 타인이 주요하게 바라보는 성격이 있다. 이 성격이 무엇이냐가 결국 삶의 방향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닐까 싶다.
성격이 운명을 결정한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다. 햄릿의 우유부단함, 리어왕의 독선과 교만함, 맥베스의 권력욕, 오셀로의 성급함 등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힘과 권력을 무너뜨리고 불행을 자초하는 이유가 된다. 그만큼 성격은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성격은 본성과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사고, 감정, 행동의 결합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성격을 돌아보고, 좋은 성격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
결국 모든 사람은 좋은 성격을 가진 사람을 좋아하고 가까이 두고 싶어 하지 않는가. 함께하는 순간이 즐겁고, 잘 살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격려하고, 이해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사람 곁에 있고 싶은 것처럼 좋은 삶은 좋은 성격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래서 ‘내 인생인데 무슨 상관이냐’며 자신의 잘못된 성격을 개성으로 치부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