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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하늘, 한 자리

그저 바라본다

by 너라서러키 혜랑

너와 함께 오른 그곳

우리가 나란히 선 자리에서

내가 본 하늘 끝엔 구름 한 점이 떠있었고

네가 본 하늘 끝엔 푸르디푸른 하늘이 선명히 펼쳐져 있었지


같은 하늘을 다르게 바라보는 두 눈

그 눈 속엔 말하지 않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숨어있었지

그 눈빛에 홀린 나

그게 우리 사이를 아리게 할 줄이야


가깝고도 먼 너

노란 해바라기, 순백의 백합, 붉은 장미, 보랏빛 라일락처럼

다양한 너의 모습을 담고 싶어

나는 너를 훔치려 했지


그래서일까. 넌 그곳

네 마음의 섬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내가 다가가든, 그렇지 않든

넌 여전히 그 자리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을까?

오지 않을지라도.


그게 너를 사랑하게 만드는 이유였지만

그게 너를 점점 더 멀리 느껴지게 해

내가 너의 섬으로 다가가든, 그냥 멈춰서 있든

잔잔한 하늘은 여전히 푸르게 빛이나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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