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작살나무의 노래
좀작살나무 속닥이는 소리에 새들이 지저귄다
보랏빛 열매와 연한 꽃들 속 계절
어느 한 날 한 때 모두 피지 않는다고
주렁주렁 보랏빛 열매를 매달고 있는가 하면
또 다른 한쪽에서 꽃을 피우고
또 다른 한쪽에서 꽃받침만 세월을 새긴다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는 그 시간에 개미가
군악대의 트럼펫 소리에 일렬종대로 줄을 선다
밀선의 달콤한 약속을 이미 알고 있었나 보다
또 다른 생명을 부르고 또 부른다
매미가 운다, 나도 운다
저 깊은 곳으로부터 나오는 그 울림에
비어 있거나, 가득 차거나
그저 넘나들며, 길을 간다
때로는 가는 길 다를지라도
보랏빛 사랑 언젠가는 필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