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알을 바라보고, 새를 그려라!

르네 마그리트와 세종의 '통찰력'

by 도슨트 춘쌤
르네 마그리트 <통찰력>


르네 마그리트(1898~1967)는 초현실주의자이다. 친숙하고 일상적인 사물을 데페이즈망을 통해 낯설게 만든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림을 관람하는 이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그림이 특히 그렇다. 분명 알을 바라봤지만, 캔버스에는 새를 그린 마그리트. 그는 이 그림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 그림의 제목에 답이 있다. 바로 ‘통찰력’이다. 통찰력은 국어사전에 의하면 ‘사물이나 현상을 통찰하는 능력’을 말한다. 그렇다면 ‘통찰’은 무엇인가? 통찰은 새로운 관점에서 파악하는 것을 의미한다. 통찰력이 나오기 위해서는 어떤 사물과 현상을 분명하고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알다(知)’라는 알(卵)’에서 파생했다고 한다. 즉 알기 위해서는 본질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가능한 행위다.


마그리트의 그림과 통찰력에 관한 질문은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준다. 역사를 제대로 ‘보기’ 올바른 ‘시선’과 ‘의도’를 꿰뚫을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선행되는 작업이 있어야 한다. 바로 ‘알아야 한다.’라는 점이다.


알지 못하면서, 통찰력을 가질 수 없다. 통찰력은 철저한 ‘앎’을 통해 생겨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역사의 영어단어인 ‘history’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역사(history)는 그리스어 historia에서 나온 말이다. 서양 역사학의 아버지 헤로도토스의 책 제목에서 유래했다. 이 단어는 조사, 탐구, 관찰을 의미한다. 즉 역사는 ‘사실’을 조사, 탐구하여 분석하여 알아가는 학문임을 뜻한다.

그래서 역사를 공부하고 알아간다는 것은 어떠한 사물과 현상의 본질을 탐구한다는 것이며, 이를 통해 알게 된 지식이 누적되면, 통찰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우리 역사에서 통찰력이 가장 돋보이는 인물이 있다. 바로 조선 4대 임금 세종(재위 1418~1450)이다. 세종은 뛰어난 통찰력을 가졌다. 그는 사물의 본질을 명확하게 파악했고, 현실에 적용했다. 그가 바라본 조선이라고 하는 '알'은 민본주의로 빛날 '새'였다. 이를 위해 세종은 철저하게 역사를 살폈다. 이를 위해 집현전을 설치하였다. 그리고 <고려사>, <고려사절요>의 편찬을 명령하여 과거 고려의 문제점을 통해 조선의 미래를 설계했다.

image07.png 우리 역사 최고의 통찰력을 가진 왕. 역사는 세종의 통찰력을 키우는 중요한 자양분이었다.

우리 역사 최고의 통찰력을 가진 왕. 역사는 세종의 통찰력을 키우는 중요한 자양분이었다.

그는 철저한 역사 분석을 통해, 조선이 성리학을 중심으로 한 민본주의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백성들이 성리학을 통해 성리학의 가르침을 깨달을 수 있는 세상을 꿈꿨다. 이를 위해 친히 '훈민정음'을 만들었던 것이다. 훈민정음은 단순히 백성들이 글을 알게 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문자는 생각을 표현하고, 습득하는 '호모 사피엔스'의 최대 발명품이다. 이 발명품을 장악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했다. 세종은 백성들이 이 발명품을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귀족 중심의 불교사회였던 고려를 탈피하고, 민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성리학이 조선의 핵심적인 사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오롯이 세종의 통찰력과 실행의 결과였다. 그렇게 조선은 소수의 독점적 권력을 가졌던 귀족들의 국가 고려를 벗어나, 백성들도 문자를 가질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렇게 조선은 500년의 역사를 가진 문명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세종은 모든 백성이 훈민정음을 통해 자신이 가진 자질을 잘 활용하여, 모두가 잘 사는 민본 국가를 꿈꿨다. 그의 말에서도 이러한 세종의 정신이 잘 드러난다.


그대의 자질은 아름답다.

그런 자질을 가지고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 해도

내 뭐라 할 수 없지만

그대가 만약 온 마음과 힘을 다해 노력한다면

무슨 일이든 해내지 못하겠는가?

<세종 22년, 1440년 7월 21일>


통찰력. 그것은 본질을 꿰뚫어 보는 것이다. 그리고 꿰뚫어 보기 위해서는 먼저 알아야 한다. 역사는 세상을 알아가는 가장 중요한 과거의 흔적이자, 미래의 나침반이다. 자신만의 삶을 나침반을 가질 때, 사람은 비로소 통 찰력을 가지고 자신의 관점에서 판단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이리라. 우리가 역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누구나 자신만의 '알'이 있다. 그러나 이 알을 '새'만드는 통찰력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들은 어떤가? 자신만의 '알'을 보면서 어떤 '새'를 생각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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