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은 두 발 자전거였다
가만히 서 있으면 쓰러졌다
잡아주는 이도 밀어주는 이도 없었다
기댈 곳도 잡을 곳도 없었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구덩이에 흙물이 튀어 옷을 적셔도
멈출 수가 없었다
자갈밭이나 진흙길에서도 달려야 했다
그 덕분에 종아리와 심장은 딴딴해졌고
이제는 페달을 밟지 않아도 되었다
발을 떼고 다리를 쫙 벌리고
내리막에서 브레이크와 균형만 잡으면 된다
보트가 물을 가르며 달리듯이
- 시 전문 계간지『계간문예』(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