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을 한번 키워보려고
늪지로 오물 위로
온몸으로 데굴데굴 굴렀다
산등까지 낑낑대며 올랐고
음지와 가시밭길도 찾아다녔다
그 덕분에 멀리서 잘 보였고
주위에서도 부러워했다
숯을 구해 눈썹도 만들고
코와 입도 치장했다
그런데 며칠 후
그 자리에 가 보았더니
까만 숯덩이만 남아있었다
그 눈사람이 바로 나였다
- 시 전문 계간지『시와소금』(2023)
☞ 출처 : https://blog.naver.com/almom7/223267261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