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영하 Nov 17. 2023

눈사람 / 권영하


눈사람 / 권영하     


몸집을 한번 키워보려고       

늪지로 오물 위로

온몸으로 데굴데굴 굴렀다   

산등까지 낑낑대며 올랐고    

음지와 가시밭길도 찾아다녔다  


그 덕분에 멀리서 잘 보였고

주위에서도 부러워했다 

숯을 구해 눈썹도 만들고

코와 입도 치장했다

     

그런데 며칠 후 

그 자리에 가 보았더니

까만 숯덩이만 남아있었다

     

그 눈사람이 바로 나였다


     

 - 시 전문 계간지『시와소금』(2023)

 ☞ 출처 : https://blog.naver.com/almom7/223267261057



이전 02화 홀로 일어서기 / 권영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