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도 사랑도 모두 떠났다
선퇴처럼 허물만 남아있다
기둥은 반쯤 다리를 접은 채
햇살의 무게도 견디기 힘이 든다
몸의 피는 점점 말라 가고
피부의 거미줄은 골이 깊어진다
곳곳에 검버섯은 피어나고
기억도 안개처럼 흐릿해져 간다
이제는 떠날 때, 내려놓아야 할 때
눈을 감고 추억을 더듬거리며 빗장을 잠근다
우주가 조용해져 간다
- 시 전문 계간지『계간문예』(2023)
☞ 출처 : https://blog.naver.com/almom7/223143873658
▶ 폐가 / 권영하 (시낭송 - https://www.youtube.com/watch?v=2cQhG6eq2t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