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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하 Dec 30. 2023

어울림  / 권영하


어울림  / 권영하

      

나무도 옮기면 스스로 몸살을 이겨낸다

잎이 무거우면 좀 떨구면서  

뿌리로 손을 내밀어 땅을 꼬옥 껴안는다

어려울수록 더 힘껏 부둥켜안는다

지지대가 없어도 왜바람을 이기고

온몸으로 햇빛살을 받아 자리를 잡는다

밤에는 손끝으로 별빛까지 모아가며

비가 오면 잎을 펼쳐 물을 몸쪽으로 보낸다

그렇게 자신의 상처를 보듬으며 뒤엉켜

그곳의 산과 숲이 되어간다  

   

 - 시 전문 계간지『계간문예』(2023)

 ☞ 출처 : https://blog.naver.com/almom7/2233072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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