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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하 Oct 14. 2023

폐가 / 권영하


폐가 / 권영하 


젊음도 사랑도 모두 떠났다

선퇴처럼 허물만 남아있다

기둥은 반쯤 다리를 접은 채

햇살의 무게도 견디기 힘이 든다

몸의 피는 점점 말라 가고

피부의 거미줄은 골이 깊어진다

곳곳에 검버섯은 피어나고

기억도 안개처럼 흐릿해져 간다

이제는 떠날 때, 내려놓아야 할 때

눈을 감고 추억을 더듬거리며 빗장을 잠근다

우주가 조용해져 간다

 

 - 시 전문 계간지『계간문예』(2023)

☞ 출처 : https://blog.naver.com/almom7/223143873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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