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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하 Nov 17. 2023

눈사람 / 권영하


눈사람 / 권영하     


몸집을 한번 키워보려고       

늪지로 오물 위로

온몸으로 데굴데굴 굴렀다   

산등까지 낑낑대며 올랐고    

음지와 가시밭길도 찾아다녔다  


그 덕분에 멀리서 잘 보였고

주위에서도 부러워했다 

숯을 구해 눈썹도 만들고

코와 입도 치장했다

     

그런데 며칠 후 

그 자리에 가 보았더니

까만 숯덩이만 남아있었다

     

그 눈사람이 바로 나였다


     

 - 시 전문 계간지『시와소금』(2023)

 ☞ 출처 : https://blog.naver.com/almom7/22326726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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