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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작업실 Mar 09. 2024

자신을 위한다면서 계속 탕진만 하는 당신에게

파트1 - ‘자기 사랑이 부족하면 있던 돈도 새어나간다.’




나 자신을 최우선으로 돌보기 시작하면서 바뀐 첫 번째 변화는 돈이 모이는 것이었다. 


 100만 원을 저축하기도 어려웠던 내가 이제는 1천만 원 정도는 가뿐하게 모을 수 있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조절해서 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돈을 모으기도 하고 나를 위해 쓰기도 한다.

그동안 허울뿐인 자기애를 가지고 있어서 소비를 함으로써 심리적 성취감을 많이 느꼈다. 아주 크고 작은 소비를 하면서 허기진 자신감을 그런 식으로 채우려고 애썼다. 그렇게 지출은 통제가 전혀 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니  노력에 비해 남는 자산은 없었다. 


열심히는 살지만 나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방법을 전혀 몰랐다. 아무도 보지 않는데 괜히 옆 사람을 의식해서 소득에 비해 비싼 가방에 심취하기도 하고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 드라마를 매일 보며 내가 느끼고 싶은 모든 감정을 드라마를 통해 간접 경험을 했다. 그런 식으로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느꼈다. 명품 드라마도 많지만 그만큼 광고주의 섬세하고 세련된 느낌이 나의 모습과 비교된다. 그런 분위기를 내려면 비현실적인 금액을 내고 수많은 손품이 드는 과정이 있다는 걸 이미 아는 어른이지만 그런 느낌이라도 취하고 싶어 진다. 그렇게 나의 기준, 나의 사랑이 약한 바탕에서의 행동은 항상 경제적인 것부터 마이너스로 끌고 갔다. 

 그 핵심 뿌리믿음에 부모님이 자신이라고 믿고 동일시를 통해 ‘나는 그만한 돈을 가질 자격이 없어!’, '열심히 돈 벌어서 사실은 끔찍이 싫었던 우리 가정의 모습이 종착지라면 노력이 무슨 소용이야~', '나는 우리 엄마처럼은 못 살 거 같아.' '나는 우리 아빠처럼 못 살 거 같아.',  ‘ 지금도 노력하고 있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 저만큼 따라가려면 너무 부족해서 차라리 포기하고 싶어~!’, ‘차라리 지금이라도 있는 척이라도 해야 남들만큼 살 거 같아.’ 그런 감정이 있다. 


또는 정말 가정의 불화의 원인이었던 경제적인 가난에 신물이 나서 오히려 돈이 모이면 반가워해야 하지만 돈이 많아질수록 불안하고 불화가 일어날까 두려워하기도 한다. 그래서 돈에 대해 필요해서 반갑지만 또 싫어하는 마음, 상반된 감정인 양가감정을 갖게 된다. 또 부모님이 자신을 위해 돈을 벌고 있다는 걸 알지만 부모님과 정서적 유대감이 더 아쉬웠던 경우는 돈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열패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제는 불안정한 감정에 도망가지 않고 귀 기울여주는 습관에 더 노력해 보자. 나의  첫 느낌, 첫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오롯이 느껴주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불만이 쌓여 화가 나도 화를 인식조차 못했다. 쇼핑몰에 있으면 몰래 누군가가 말한 그 제품을 동경하며 사 쓰기도 했다. 또 은근히 자랑하는 친구가 있으면 처음에는 칭찬을 해주고 멋지다고 생각하면서 저절로 나의 처지와 비교를 했다. 그럴 때도 평소에는 생각도 안 했던 제품을 덜컥 내 취향처럼 사곤 했다. 또는 그 상대와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쉽게 지갑을 열곤 했다. 친구의 취향, 안목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우정 팔찌, 우정 반지처럼 우정으로 공동구매를 참 많이 했었다. 유행에 민감한 패션이나 인테리어, 육아 용품은 어떤가? 나의 기준이 없으니 남들이 좋다는 것만 갖고 싶어서 애썼다. 그런데 돌아보니 그 지인도, 그 물건마저도 내 생각만큼 무한히 곁에 있는 게 아니었다. 물론 내 수중의 돈도 무한한 게 아니었다. 경제적인 부분은 부모님의 경제적 상황과 금융교육관에 따라 서로 다른 배경이 있겠지만 지금은 감정적인 부분으로만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만 얘기해 보는 것이다.


기꺼이 베푸는 우정도 중요하지만 기꺼이 아껴도 곁에 있는 우정도 필요하다. 남에게 베푸는 사랑을 해야 한다며 자신에게 필요한 돈을 마구 퍼주고 있는지 살펴보자. 가족에게나 주변 지인에게 원하지도 않는데 돈을 흘리지는 않는지. 그렇게 자신이 줬다는 마음은 남아있는데 이후 상대와의 관계는 그만큼 돈독해졌는지 살펴보자.


 자신의  형편껏 나눠보자. 절대 나누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자신의 자산을 남기고  생각해 보고 행동으로 옮기자. 이미 나보다 잘 살고 있는 든든한 쇼핑몰 회사에 소중한 자산을 기부하지 말자. 나보다 더 잘 사는 친구에게 내 멋대로 열등감을 없애려 자산을 기부하지 말자. 덜컥 지르기 전에 한 번만 자신에게  물어보자. 적어도 내 취향에는 맞는 건지 말이다. 그리고 정말로 금전적인  여유가 있어서 주는 건지 말이다. 어느 정도 목표 금액을 정하고 수중에 경제적 여유를 먼저 만들어 두자. 


 소중한 친구라면 자신만의 한도를 정하자. 그 이상 나 스스로 착함을 ‘인정받으려’, ‘ 버림받지 않으려’ 원하지 않는 기부천사를 거부하자. 그 천사의 본모습은 진짜 천사가 아니라 이렇게라도 가치로운 사람이 되고 싶은 너무나 외로운 내면 아이임을 기억하자. 돈을 질러버리고 써버리고 싶을 때 외로운 감정이 들었는지 먼저 돌아보자. 무시받은 감정, 상처받은 감정, 친구, 가족의  인정을 기다렸던 것은 아니었는지 감정부터 알아주자. 그런 감정을 먼저 알아주는 것이 쇼핑보다 빠르게 해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지름신처럼 단순 마케팅의 휘둘림이 아니라 외로운 감정이 맞다면 자신이 듣고 싶었던 위로의 말, 따뜻 한 글을 찾아 영화나 책을 찾아보자. 글쓰기를 통해 위로 말을 적어도 되고  그림으로 상상해 자신을 돌보는 이미지를 그려보자. 해야 하는 행동이 너무 작은 거라서 당황스러울 수 있다. 큰 사건으로 변해버려 기사화되는 일들도 실상 들여다보면 아주 사소한 일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런 것처럼 내가 내 감정이 어떤지 알아차리고 귀 기울여주는 습관은 작지만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분명 나이가 지긋해졌을 때, 누가 말했는지는 몰라도 감정에 귀 기울이고 그때끄때 처리하는 습관이 얼마나 삶을 가볍게 하는지는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어떤 물건에 매혹돼 샀을 때의 반짝이는 성취감보다 유혹적이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나를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지켜주는 단단한 주춧돌 한 장이 될 거라 확신한다. 물론 덤으로 얻어진 든든한 자산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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