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있게 잡는 사랑

by 캐리소


아이가 말했어요.

어린 시절,

친구들이 다 가진 것이 자신에게 없던 적이 있었다고요. 그런데 그게 힘들지는 않았대요. 하지만 자기 동생이 상대적 결핍을 느끼는 건 싫다고요.

그래서 뭐 필요한 게 없는지 꼬치꼬치 물어보고 살피게 된대요.


저는 아이와 이야기 할 때 많은 부분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당연히 알아야 할 것들을 몰랐던 저를 숨기고 싶어서요. 하지만 지금이라고 뭐가 다를까요?


전 아직 제 안에 사랑을 발견하는 중일뿐입니다.




어떤 것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것이 가치있다는 의미이고, 어떤 것이 가치가 있을 때 우리는 그것에 시간을 투자한다. 그것을 즐기고 그것을 돌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중략)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대답하고, 이럴 때는 약간 조이고, 저럴 때는 약간 풀어주고, 조금 가르치기도 하고, 이야기도 좀 들려주고 살짝 안아서 뽀뽀도 해주고, 훈계도 좀 하고, 살짝 등을 두드리면서 시간을 들여 이러한 사소한 문제를 고쳐주고 바로잡아준다.

(중략)

사랑이 넘치는 부모는 아이의 욕구를 파악하고 그것을 생각할 시간을 가지면서, 결정을 내릴 때 괴로워하고 말 그대로 아이와 고통을 함께한다.

'부모님이 기꺼이 나와 함께 고통을 받고 있으니 고통은 그렇게 나쁜 것이 아닐 거야. 나도 기꺼이 괴로움을 견뎌야지'라고 스스로 생각할 것이다. 이것이 자기 절제의 시작이다.


- 아직도 가야 할 길, 스캇 펙.




사랑을 생각하게 해 준 작가님,

고마워요.

사랑을 쓰겠다고 하셨을 때, 작가님 속에 피어오르는 사랑의 열망이 싹을 내밀고 있구나 생각했어요.


그 싹이 제 놓쳐버린 사랑까지도 다시 돌아보게 해 주네요.

저만치 먼 과거, 힘없는 제 사랑을 버려 두고

바람을 품고 돌아와 다시 이 글을 읽습니다.


그래도 아프지만은 않아요.

사랑의 대상인 아이들은 아쉬움과 결핍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 곁에서 자신의 마음을 얘기하고 있어요.

이제라도 섬세하게 들어주려고 힘주어 이 문장들을 적어 나갑니다.


작가님도 찾으시길요.

숨어있는 사랑을요.

분명히 있지만 잠자고 있는 사랑이요.

예전 부모님들과 실낱같이 연결된 마음을,

맥없이 놓아버린 손을 찾아 다시 힘 있게 잡으세요.


그 손 지금 아이들이 잡고 있어요.

보이시죠?




월, 수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