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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샤할머니 Nov 06. 2020

내가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이유

믿지 않으실 수도 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지런해지기 위해서'이다.

나도 하면 하지~ 생각하면서도 그동안 할 엄두를 못 냈던 건

있는 그대로를 공개한다는 부끄러움도 있지만 가장 큰 건 게을러서였던 것 같다.

그리고 내 가장 큰 문제점인 잘하지 못할 거 같은데 시작하는 거.

별로인 결과물에 엄청난 두려움을 갖고 있던 내가 인스타그램 자체의 목적보다 더 부지런하게 생활하기 위해서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시작한 지 9일째.

진작 할 걸...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이다음엔 뭘 해야 하지? 생각하고 한 가지 한 가지 실천하고 있다.

이번 주 안으로 천과 액자를 주문해야지!

그동안 밀린 사진들을 현상하고 액자에 끼워서 양가 부모님께 드려야 하고,

천으로 너저분한 책상 밑에 좀 가려서 몇 달째 진행 중인 베란다 내 공간을 완성해야지!




코로나로 아주 긴 여름방학을 끝내고 다시 아이들이 등원을 했을 땐

1학기에 비해 적응하는데 확실히 오래 걸리지 않았다.

10월은 시작하자마자 추석 연휴가 있었고 주말마다 캠핑에 리조트에 단풍놀이까지 짧은 가을을 만끽하느라 정신없이 지나가버렸다.

아이들이 집에 있는 두 달가량 책을 한 번도 펴보지 않고 브런치에 글도 잘 쓰지 않았던 그 시간이 나에게는 너무 크게 느껴졌다.

아이들과 잘 보냈으면서도 얼마 남지 않은 2020년 중 두 달이 그냥 날아가버린 기분마저 들었다.

자꾸 나의 본분 - 육아.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일은 아이들을 잘 키우고 돌보는 것. 육아의 가치가 너무 저평가되어있다고 생각하면서 나부터 하찮게 여기며 자존감을 떨어트리곤 하는 그 육아. - 을 잊고 조바심이 나고 조금만 게을러지는 것 같다 싶으면 자책하고 채찍질하고..

그렇다고 눈에 보이는 엄청난 성과들이 나타나는 게 아닌데...

하지만 너무 큰 목표를 잡아서 시작하지도 못하고, 시작하더라도 끈기 없이 도중에 그만둬버리던 그동안의 나는 그냥! 꾸준히! 계속! 하기만 하자가 올해 나 자신과의 약속이었기 때문에 육아를 핑계로 나태했던 건 아닌지 반성을 하다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계획을 재정비했다.

리스타트

제일 부담스러워했던 한자 책을 구입했다.

초반에 꼭 공무원 준비가 아니어도 한자와 한국사에 관해서 젬병인 나는 아이들 앞에서 우물쭈물 소극적인 엄마가 아니라 당당하게 알려줄 수 있는 똑똑한 엄마가 되고 싶은 맘에 더 공부를 결심한 것도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소설책 보듯 자주 읽자고 생각하던 한국사 책을 동영상 강의를 보며 정독하기로 했다.

여러 선생님 강의를 보며 나에게 맞는 강의를 찾았고 왜 그동안 고집을 부렸나 후회하며 훨씬 집중하기도 쉽고 이해도 빠르게 되는 것을 느꼈다.

11월부터 드디어 운동도 시작하게 되었다.

지난 5월에 등록했던 체육센터가 코로나로 휴관에 연기, 취소를 반복했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10월 말에 수강 신청에 성공한 것.

출산 후에도 간간히 새벽 수영을 다니긴 했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게 된 건 4년 만이다.

체력도 바닥이고 몸은 빗자루처럼 빳빳하게 굳어 아무리 거창한 운동이라 해도 스트레칭도 버겁고 워밍업 정도밖에 못 따라갈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부담 없이 시작부터 해보자고 저렴한 동네 시민체육센터에서 필라테스와 스쿼시를 끊었다.

기구 필라테스는 아니지만 밴드나 폼롤러, 써클링 등 소도구를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맨 몸으로 하는 요가보다 한결 수월하고 시원했다. 물론 결혼 전 요가할 때보다 몸은 더 찢어지게 아팠지만 동작을 따라 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재미없는 러닝보다 유산소 운동도 재밌게 하고 싶어 선택한 스쿼시도 대만족~!

소원대로 숨이 턱까지 차고 땀으로 온몸이 흠뻑 젖어봤다. 월요일 그렇게 시작한 운동으로 그 담날은 근육통으로 거의 기어 다니다시피 했지만 그래도 좋다.

코로나로 또 언제 중단될지 모르는 지금 이 시간을 더욱 즐겨야지!

 


이 평화가 깨지지 않기를...


아이들이 하원 하면 좋은 엄마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

내 시간을 열심히 갖을수록 아이들에게도 더욱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내 시간에 열중하는 한 번씩 아이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럴 때면 부족했던 점이나 노력해야 하는 부분을 생각하며 더욱 잘해야지 맘을 다지기도.

대부분 하원을 하면 간식을 먹고 놀이터에서 놀거나 가까운 휴양림 혹은 에버랜드를 가는데

미세먼지 심한 날 집에 있으면서는 책도 더 많이 읽어주려 하고 같이 놀이에 참여해야겠다 맘먹는다.

지금 우리 아이들 아프지 않고 유치원 생활, 어린이집 생활 잘하고 있고 나도 운동과 공부 그리고 다른 할 일들도 틈틈이 하면서 잘 지내고 있는데...

요 며칠 많이 추워지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많은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 평화가 깨질까 봐 무섭다.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지 않기를..  

이 겨울 큰 변화 없이, 애들도 건강히, 엄마로서도 나 자신으로서도 건강히 균형 있게 보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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