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꿈이었구나..... 실제가 아니었구나.." 나는 깊은 안도의 한숨을 들이 마시며 잠에서 깼다.
몸을 꼼짝 달싹도 못하는 꿈이었다. 내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내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몸을 마음대로 가눌 수 없어 한참을 고생 하다 잠에서 깼다.
뭐 이런 꿈도 다있나.. 정말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안도의 한숨을 크게 쉬었다. 근데 그 꿈은 너무나도 생생했다. 나는 너무나도 움직이고 싶어 안달났는데 결박한 몸 상태라 꼼짝도 할 수 없었다.
하여튼 꿈이니까 너무나도 다행이었다.
이사 후 김형제가 당연히 프로포즈 할 줄 알았던 나의 기대와는 다르게 그는 점점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나는 그가 그렇게 시간을 끄는 것이 안타깝고 너무 우유부단하다고 생각했다.
이 사람은 결혼 생각이 없는 걸까..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원하는 남자답고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이상형의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그가 자꾸 생각났고 그가 마지막 남자 일거라고 생각했다.
서른 넘으면 내 주위에 아무도 없고 나 홀로 고속도로를 거닐 거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그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의 속마음을 내비췄다. 오빠는 내가 이 세상에서 아는 가장 나쁜 사람이라고 했다. 좋아하는 것을 알면서 진지한 만남을 주선하지 않은 사람은 내 인생에서 네가 처음이자 마지막일거라고 했다.
교회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나의 신세가 너무 처량했다. 내가 용기내어 속마음까지 내비췄는데 아예 답장도 안하는 저런 말도 안되는 사람에게 여지껏 뭐했나..그래 잊어버리자!..
그랬더니 그는 일주일 후 답장이 왔다. 네가 나에게 관심이 있는 줄은 몰랐어. 사실 다른 자매들보다 너를 좋아한 건 사실이야.. 나도 너를 정말 좋아했어 근데 예전에 내가 정말 좋아하는 같은 교회 다니는 자매가 있었는데 결혼을 생각 하는 사이였어.. 결혼할거라고 집에 데리고 왔는데 우리아빠가 교회 다니는 여자를 너무 싫어하셔서 쳐다도 안 보시고 반대하셨어 아빠는 자기가 선자리 봐둔 집안의 여자랑 결혼하기를 원했어 그래서 그 아이는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울면서 다른 사람과 빨리 결혼했어..그리고 나는 그가 떠난 후 숨을 쉬는 게 고통스러울만큼 아팠어.. 미안해..잘해주지 못해서.. 나 중국 출장왔어.. 바뻐서 연락 못할거야..
나는 그 메시지를 보고 너무 슬퍼서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가 너무 바보라고 생각이 되었다. 얼마나 잘난 자매이길래. 얼마나 잘난 집안의 여자랑 결혼시키려고. .
그 자매는 부모님께 소개시켜주고 나는 소개도 안 시켜준다는 말인가.. 너무 억울했다. 신앙이 없는 것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만 그렇게 상식과 기본이 없나.. 그만큼 파파보이인줄은 몰랐다..정말 남자다운 면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구나..
부모님과 목사님께 사실을 말씀드렸다. 목사님은 그 집안이 예전에 진짜 부자였는데 할아버지가 교회에 모든 돈을 쏟아 붓는 바람에 집안이 망했다. 그래서 아버지가 고생하며 힘들게 다시 일으켜 세웠다고 하시며 그래서 교회 다니는 사람은 질색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