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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Jun 08. 2022

후배의 삶에 삶의 스승을 찾다

후배가 전달하는 행복론

새로운 업무를 하게 되면 내가 기존에 알지 못했던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직접적으로 대한 적이 없고 간혹 회사에서 얼굴만 알고 있던 친구인데 나와 같이 일하면서 그 친구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다. 이 후배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생각으로 회사를 다니는지? 어떤 스타일을 부담스러워하는지? 부모님은 어떤 분인지? 지금 뭐에 관심이 있는지? 나 같은 선배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갖게 되었다. 업무적으로 접할 때의 태도를 보면서도 이 친구를 잘 성장시켜 줘야 하고 이 친구의 가치를 주변 사람에게도 많이 알려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후배는 자신의 잘난 모습을 생색내지 않는다. 자신의 노력을 주변 사람들에게 돌리고 그러면서도 승부욕이 있는 친구다. 승부욕이 있다는 것은 열정이 있다는 말이다. 그 승부욕이 내면에 있지만 과하게 표현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긍정적 행동에 녹아있어 보기 좋다. 그리고 많은 걸 갖고 있음에도 겸손하다. 겸손하다는 것은 자신의 내공이 쌓여 있어 굳이 잘난 체를 하지 않아도 그 내공이 흘러나온다.



갑자기 선약이 취소되었다. 거의 퇴근 시간이다. 집에 가려하다 그 친구가 일하는 모습이 보인다. 다음날 출장이 있어 일찍 들어가고도 싶지만 좋은 후배를 더 알아가고 싶었다.


"오늘 저녁 약속 있니? 집에 가야 하면 굳이 안 해도 돼~"

"약속  없습니다. "

"간단히 식사나 하고 가자"


그렇게 번개로 저녁을 먹게 되었다. 한편 일하는데 바쁜 친구를 귀찮게 하지는 않나 눈치를 보기도 하고 가족과 약속이 있는데 평온한 가족의 시간을 빼앗지 않나 미안한 감정도 있다. 또한 단 둘이 먹는 저녁이 후배는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 먹는 술자리다. 그리고 이런 자리를 이렇게 좋은 친구와 한 번도 갖지 못했던  나를 원망한다.


작은 막걸리 가게에서 둘이 마주 앉아 한잔씩 그리고 한 움큼씩 이야기를 내뱉는다.


 이 친구는 초등학교부터 호주에서 공부한 친구다. 골프를 좋아하고 골프선수로서 성장하고 싶은 생각이 있던 친구였다. 그래서 대학 가기 전까지 골프를 공부했고 많은 맘고생을 했던 친구다. 골프를 공부하는 동안 어린 나이에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고 그 기간 동안 경제적 부담을 부모님께 드리고 싶지 않아 혼자서 마음과 육체적 고생을 했던 친구다. 타인의 집에서 살며 눈치도 볼 수밖에 없었고 경제적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 어린 손으로 알바를 하며 돈을 벌어 레슨비를 부담하고 집에서 먼 거리를 골프채를 어깨에 메고 지하철을 타고 한 시간 이상 가서 연습하는 강행군을 해야 했다. 어린 마음에 정말 가슴 아프게 힘들었을 것이다. 또한 너무 대단한 게 그 어린  친구가 부모님에게는 절대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그 긴 시간을 버텼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내가 그 친구로 감정이입이 되어 후배를 많이 아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동생이 저런 생활을 했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났을 것이다. 그 힘든 시간을 스스로 겪고 극복하면서 후배는 듬직하게 성장했고 자신의 삶의 방향성을 멋지게 만들어 가고 있다. 가정을 꾸려가면서 고생하시는 아버님, 어머님을 위해 주말만 되면 집을 짓고 있다. 부모님  고향 땅에 가족들이 모여 부모님과 같이 손수 집을 짓고 있다. 집을 짓는 건 보통일이 아니다. 그 집을 짓고 부모님이 노후에는 고향에서 편히 쉬실 수 있도록 만들어 드리고 싶다는 게 후배의 희망이었고 그게 행동으로 표출된 것이다. 이런 준비를 위해 작은 포클레인을 샀고 자격증까지 따며 많은 준비를 했다. 회사 일도 그렇게 열정적으로 하면서도 자신의 시간에 또 다른 도전을 하는 모습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누구는 현 상황에 불평불만 속에 자신을 가둬두고 그 속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누구는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의 색감과 향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도전한다. 또한 부모님의 고단함을 이해하지 못하고 스스로가 잘났다고 척을 하는 이가 있는 반면 부모님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위해 겸손하게 하나씩 준비하는 이도 있다.


"선배님 어머니와 아버지를 모시고 집을 짓자고 했어요. 그런데 가족의 표정이 힘든 표정이 아니에요.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부모님은 좋아하세요. 친구분들이 돈을 많이 벌었다. 자식이 잘 되었다 자랑하시는데 우리 부모님은 지금의 가족과 자식들을 너무 사랑하시고 자랑스러워해요. 몆백억을 벌었다. 누구와 결혼했다 자랑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혼자이시고 외로워하시는 분들이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부모님은 제가 있고 형이 옆에 있고 부모님이 서로가 아껴주시니 누구보다 행복해하세요."


"후배야 참 내가 너를 존경하고 배워야겠다. 회사를 떠나면 직급도 나이도 아무 의미 없는 것인데 팀장이라고 임원이라고 감투하나 썼다고 너 같은 후배 앞에서 폼 잡는 놈들이 우습기까지 하다. 난 선배로서도 아닌 인생을 같이 살아가는 너의 동료로서 네가 너무 훌륭하고 멋있다.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니 너무 좋은 시간이었고 단 둘이 먹는 막걸리가 너무 맛난다. 이제부터는 멋진 놈이라 불러줄게"


막걸리 한잔으로 시작된 인생 이야기가 시간이 흘러 막걸리 4병이 되었고 후배의 살아가는 멋진 인생의 파노라마를  혼자 사진으로 찍어 내 가슴속에 담아 둘 수 있는 시간 었다.


 후배가 배워가고 꿈꾸고 있는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어릴 적 고생했던 시간들이 나이가 들어가며 좋은 운으로 바뀔 거라는 걸 온몸으로 느꼈다.


 나 또한 이 친구가 더 잘 살아가도록 많은 응원을 하고 싶다, 막걸리 한잔에 후배에게 큰 배움을 얻고 집에 돌아가는 시간이 후배의 행복론에 나를 미소 짓게 하는 기회가 되었다.


인생의  멋진 동료야~~ 같이 걸으며 미소 짓고 응원하며 멋있고 자연스럽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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