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pei, Simple Kaffa
잘 읽어보니, 얼그레이와 유자 파운드케이크 위에 재스민 아이싱이 올라갔단다. 아마도 게이샤 품종의 커피처럼 깔끔하고 화사한 느낌의 디저트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커피의 품종
지금까지 밝혀진 커피의 품종은 수십 가지에 달하며, 계속된 연구 및 개발과 교잡을 통해서 새로운 품종들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오래 기간 동안 왕좌를 지키고 있는 훌륭한 품종들은 귀한 대접을 받는다. 보통 그런 품종들은 교잡(hybrid) 종이 아닌, 원(original) 종이다.
커피는 학명으로 Coffea라고 표기한다. 이 Coffea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C.Arabica, C.Canephora, C.Liberica. 여기서 우리가 집중할 것은 오직 C.Arabica(이하, 아라비카 품종)로, 나머지는 무시하도록 하겠다. 실제로 우리가 소비하는 대부분의 커피가 아라비카 품종이고 가장 많이 생산되는 품종이기 때문이다.
아라비카 품종은 다시 한번 에티오피아와 수단 출신과 예멘 출신 두 갈래로 나뉜다. 에티오피아와 수단 출신은 대표적으로 자바(Java), 수단루메(Sudan Rume), 게이샤(Gesha)가 있고 예멘 출신은 대표적으로 티피카(Typica), 부르봉(Bourbon)이 있다. 이것이 바로 위에서 이야기한 왕좌를 지키고 있는 품종들이다. 그리고 이런 커피들이 자연적으로 교잡되어 살아남으면 새로운 품종으로 기록된다. 또는 인공적으로 두 가지의 원종을 교잡시켜서 맛이 좋고 커피 녹병(Leaf lust)이라는 전염병에도 강한 교잡종을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여러 방식으로 새로운 품종으로 남아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것이 카투라(Caturra), 파카스(Pacas), 마라고지페(Maragogipe), SL28, Ruriru 11, 파카마라(Pacamara), 카스티요(Castillo), 카투아이(Catuai), 핑크 부르봉(Pink Bourbon), 옐로우 부르봉(Yellow Bourbon) 등이 있다. 그리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특징과 향미가 다르다. 어떤 품종은 커피 녹병에 강하고 잘 자라지만 수확량이 적고, 어떤 품종은 커피 녹병에 약하지만 수확량이 많고 아주 훌륭한 향미를 가지고 있고, 어떤 품종은 아주 매력적인 향미를 가지고 있지만 그런 매력이 빠르게 사라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또 어떤 품종은 커피 체리가 아주 예쁜 분홍색 또는 노란색을 띠고 있거나 엄지손톱만큼 커다랗기도 하다.
종류도 엄청 많고 이름도 어렵고.. 너무 복잡하지 않은가? 사실 이런 것들을 전부 알 필요도 없고 기억할 필요도 없다. 대부분의 카페들이 커피 설명에 이런 품종을 적어놓기는 하지만 '이 품종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적으시오'와 같은 문제를 내지는 않는다. 다만 예전에도 말했듯이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어디서 나왔는지 어떻게 생산되었는지에 대해 알고 있다면, 그리고 이 카페에서 팔고 있는 게이샤 파운드케이크를 어떻게 작명했을지 추리해 본다면 내 앞의 커피 한 잔이 더 맛있게 느껴지지 않을까.
디저트는 그 재료들의 밸런스가 정말 훌륭했다. 너무 달거나 쓰거나 하는 것 없었고 전부다 신선했다. 이 신선하다는 느낌을 글로 풀어서 설명하기가 정말 어려운데, 먹으면서 그냥 '아 진짜 신선하다' 하는 생각 먼저 들었다.
2년 만의 재방문에 정말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새로운 매장과 디저트, 서비스 방식까지 훌륭하게 바뀌었다. 몇 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키며 꾸준함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극적이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것도 정말 오래 기억에 남는다. 2022년의 이곳의 모습은 또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하는 기대를 가득 안고 아쉽지만 가벼운 발걸음으로 카페를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