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의 시작은 목표 설정에서 출발한다
광고 목표는 마케팅 목표 아래에서, 광고라는 수단에 맞게 재구성되어야 한다.
대부분 브리프의 첫 항목으로 등장하는 광고 목표는 제작팀에게는 곧
“광고를 통해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리 축구 대표팀의 목표는 '16강 진출'이었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안다.
포르투갈을 상대로 황희찬 선수의 극적인 골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감동의 순간이었다.
그런데, 16강전 결과는 기억나는가?
브라질에게 4대 1로 대패했다. 하지만 그 경기를 보고 대표팀을 비난한 사람은 없다.
왜일까?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국민 모두가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정확히 알고 있었고,
그 목표를 이뤘기 때문에 비난보다는 찬사가 따랐다.
광고 목표도 마찬가지다. 명확해야 한다. 단순하고 직관적이어야 하며, 때론 극적으로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 '무패로 진출', '2골 차 승리' 같은 복잡한 목표는 오히려 본질을 흐릴 뿐이다.
"인지도 상승", "브랜드 이미지 개선"... 이런 목표들이 얼마나 많은 광고 브리프에서 반복되고 있는지 아는가? 이런 식의 목표 설정은 마치 '열심히 경기를 하자'라는 축구 감독의 작전과 다를 바 없다. 너무 당연하고, 너무 추상적이어서 아무도 영감을 받지 못한다.
다시 말하지만 광고 목표는 마케팅 목표의 단순한 복사본이 아니다. 마케팅 목표가 '올해 시장 점유율 5% 증가'라면, 광고 목표는 그것을 이루기 위한 광고만의 특별한 역할을 정의해야만 한다.
AI ETF를 런칭하는 금융사의 광고를 만든다고 가정해 보자.
기본적인 광고 목표
AI ETF를 알리기
AI ETF의 이미지를 고객에게 어필하기
대표 상품으로 포지셔닝하기
세 문장은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같은 말이다. 상품이 나왔으니 '알리자'는 이야기다.
이런 광고 목표는 제작팀의 상상력을 자극하지 못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엔비디아 열풍을 타고 있는 AI ETF 알리기
엔비디아 비중이 가장 높은 ETF라는 것을 강조하기
조금 더 구체적인 특징이 반영되며 흥미로워졌지만 아직 부족하다.
조금 더 신선하게
AI 트렌드에 투자하려면 꼭 해야 하는 ETF로 포지셔닝
AI를 잘 모른다면 오히려 꼭 투자해야 할 ETF로 인식시키기
이제 좀 더 흥미롭고 도전적인 목표가 되었다. 이런 목표는 크리에이티브 팀에게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면서도 창의적인 사고를 자극할 수 있다.
광고 목표 설정은 단순한 과정이 아니라 이미 창의적 과정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어떤 목표를 설정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광고가 탄생한다. "AI ETF 알리기"라는 목표로는 그저 상품 특성을 나열하는 평범한 광고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AI를 잘 모른다면 오히려 꼭 투자해야 할 ETF로 인식시키기"라는 목표는 타겟(AI 투자에 관심은 있지만 전문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 문제점(투자의 복잡성), 그리고 솔루션(쉬운 ETF)까지 암시하고 있다.
목표가 창의적일 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크리에이티브도 자연스럽게 더 창의적이 된다. 축구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면, 16강 진출이라는 단순하고 명확한 목표가 있었기에, 선수들은 그것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명확하고 도전적인 광고 목표는 크리에이티브 팀이 아이디어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게 만들 수 있다.
내가 처음으로 크게 배운 교훈이 있다.
“OT는 혼자 가면 안 된다.”
한 번은 네 명이 같은 OT(Orientation)를 듣고 돌아와 회의를 했는데, 놀랍게도 네 명 모두 마케팅 목표와 광고 목표에 대해 다르게 이해하고 있었다. 같은 말을 들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사람은 자신의 경험, 전문성, 관심사에 따라 정보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듣고 싶은 대로 듣는' 희한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실(fact)과 해석(interpretation)의 차이다. 광고 프로젝트의 시작점에서 이런 오해가 생기면 목적지에 도달하기 어렵다. 이것은 마치 내비게이션에 잘못된 주소를 입력하면 원하는 곳에 도착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이 경험 이후 나는 절대 혼자 OT에 가지 않았다. 광고의 출발점이 잘못되면 모든 것이 틀어진다.
명확한 광고 목표는 OT에서 시작된다. 마케팅 목표를 파악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광고의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 ‘인지도 상승’, ‘호감도 제고’ 같은 숫자 중심의 목표든, ‘브랜드 이미지 구축’ 같은 추상적 목표든,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단 하나다. 광고주의 마케팅 목표.
해야 할 것
1. 광고주의 마케팅 목표를 정확히 파악하라
2. 그 아래에서 광고의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라
3. 제작팀을 자극할 수 있는 차별화된 표현을 써라
4. 브랜드와 시장, 캠페인 히스토리를 충분히 조사하라
5. 구체적이고 직관적인 언어로 작성하라
하지 말아야 할 것
1. 판매 수치를 광고 목표로 설정하지 마라
2. '좋은 광고를 만들자' 같은 일반적 표현은 배제하라
3. 불명확하거나 장황한 문장은 피하라
4. 전체를 아우르지 못하는 마이너 목표에 머물지 마라
"If you have clear goals, making decisions becomes easier."
"목표가 분명하면, 결정은 쉬워진다."
- Jim Coll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