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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날로그숲 Aug 21. 2021

지금이 로망하기 딱 좋은 타이밍

1일 1로망 하자

커피를 좋아한다. 사실 커피보다는 커피 마시는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이겠다. 애들을 학교 보내 놓고 호젓하게 혼자 마시는 커피, 동네 엄마들과 수다 떨며 마시는 커피, 남편과 단둘이 마시는 커피,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마시는 커피, 오늘처럼 비 오는 날에 마시는 커피, 햇빛 쨍쨍한 날 마시는 커피, 모닝커피, 늦은 밤에 마시는 커피 등등. 매번 그 커피의 맛과 향이 다르다. 특별히 선호하는 커피가 없어 같은 캡슐커피나,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마시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커피를 마시기에 딱 좋은 시간이란 게 있을까?


생각해 보니 매번, 매 순간이 그랬던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그때마다 딱 좋은 완벽한 타이밍이라고 느꼈던 건 아니다. 특별할 때가 아니고서야 그냥 흘러가는 일상일 뿐. 지나고 보니 그랬구나 싶은 거다. 그때 알았더라면 커피가 좀 더 맛있고, 향이 좀 더 짙었을까? 아마도 그러지 않았을까, 가늠해 볼뿐이다.


결국 모든 순간이 다 좋은 시간이었다는 건, 커피를 마시기에 딱 좋은 시간 같은 건 따로 없단 뜻이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모든 순간은 완벽한 타이밍이자, 완벽한 타이밍이 아니다. 보통 완벽한 타이밍이란 지나고 돌이켜보니 그랬더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도 우리는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린다. 어찌 보면 없는 것을 기다리느라 정작 완벽한 타이밍을 놓치는 건 아닌지.


내가 그랬다. 나는 소심하고 겁도 많은 데다가 자존심도 센 편이라 뭔가를 시작하기 전에 뜸을 많이 들였다. 실패할까 봐 두려워한 번에 잘하고 싶어 준비를 많이 했다. 그 준비가 마음의 준비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게 함정이지만. 완벽히 준비해서 완벽한 타이밍에 탁 치고 들어가자! 그런데 준비운동만 하다가 막상 경기는 뛰어보지도 못하는 꼴이랄까? 완벽한 그때는 오지 않았고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만 가득 남았다. 그래서 요즘의 나는  이 것, 저 것 따지고 잴 시간에 무조건 시작부터 해보려 노력한다. 일단 질러놓고 보자. 그러면 또 어찌어찌 수습을 한다. 질러 놓고 수습하고, 또 질러 놓고 수습하고...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 ‘그땐 정말 완벽한 타이밍이었어!‘라며 무릎을 탁 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유명한 말도 있지 않은가.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안 하는데 완벽한 타이밍이 올 리 없다. 사지도 않은 로또가 맞을 순 없으니까.


드라마 나빌레라를 보는데 극 중 덕출 할아버지가 뼈 때리는 말씀을 하셨다.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지 마. 내가 살아 보니까 완벽하게 준비되는 순간은 안 오더라고. 그냥 지금 시작하면서 채워. 아끼다 뭐 된다는 말 알지? 부족해도 무작정 들이밀어.”


혹시 망설이고 있는 로망이 있다면 무작정 들이밀어보길. 행동하라! 꿈꾸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지금이 바로 완벽한 타이밍일지도 모른다. 매 순간이 커피 마시기 좋은 시간인 처럼 지금이야 말로 로망하기 딱 좋은 타이밍이다.


고대 로마의 스토아학파 철학자인 세네카는 ‘도덕에 관한 서한’에서 사랑의 묘약을 조제하는 법에 대해서 말했다. ‘사랑을 받고 싶다면 사랑을 하라.’ 낭만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로망을 품고 사는 한 낭만은 사라지지 않는다. 비록 하찮은 로망일지라도 로망을 품고 행동하는 사람은 낭만적인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러니 하루에 한 번, 1일 1로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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