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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날로그숲 Sep 08. 2021

완벽한 결혼생활을 위한 세 가지 조언

환상의 복식조로 가는 길

결혼에 대한 로망은 그것이 좋든 싫든 누구에게나 있다. 그 로망은 어디서부터 왔을까 가만히 생각해 보자. 영화 속 한 장면이나 친구의 인스타그램 속 사진 한 장, 혹은 부모님의 바람은 아닐까?


어느덧 결혼한 지도 꼬박 21년을 채워간다. 돌이켜보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래도 꽤 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이었다고, 여전히 그러는 중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누군가 그 비결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3H’를 말한다. 결혼식 주례를 봐주셨던 남편의 인생 스승이신 교수님은 주례사를 통해 딱 세 가지 ‘3H’를 당부하셨다.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나는 ‘3H’를 종종 되새긴다.


Health 

첫 번째 H는 건강이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지당한 말씀이다.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니 이보다 뭣이 더 중하겠는가. 게다가 결혼을 한 이상 나의 건강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트레스 중 최고가 배우자의 죽음이란 통계 결과만 봐도 알 수 있듯 부부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깊게 연결되어 있다.


내가 암에 걸렸을 때 온 집안이 난리가 났었다 그때만큼 남편에게 많이 기댔던 적도 없다. 덕분에 내 건강에 대한 책임감도 많이 생겼다. 지금은 전보다 운동도 식단관리도 더 열심히 한다. 꾸준히 병원을 다니며 건강도 꼼꼼히 체크한다. 나뿐 아니라 남편도 함께 한다. 우리는 환상의 복식조니까. 누구 하나 아프면 큰일이지 않은가. 몸도 마음도 튼튼하게! 그게 제 일 순위이다.


Humanity 

두 번째 H는 인간에 대한 사랑, 인간애(人間愛, Humanity)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러면서도 상대에겐 완벽하길 바란다. 나는 못하면서 상대는 하길, 그것도 아주 잘하길 바라는 거, 그 거만한 놀부 심보가 없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흔하게 범하는 실수 중 하나다. 나에게는 관대한 잣대가 상대에겐 왜 그리도 야박한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따뜻한 인정으로 배려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휴머니티가 아닐까? 인간적으로 이해하려고 들면 이해 못 할 사람도, 일도 없다. 다만, 안 할 뿐. 혹시 결혼생활에 불만이 늘었다면 상대에 대한 사랑이 기대로 변질된 건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랑으로 둔갑한 기대가 얼마나 많은 관계를 망치는지 우린 이미 잘 알지 않는가.


기대를 버리고 인간애로 채워보자. 결혼생활은 물론 세상이 달리 보일 것이다.  


Humor 

마지막 H은 상대방을 웃길 수 있는 유머(Humor)다. 적절한 유머는 죽어가는 분위기를 살리는 119이자, 껄끄러운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주는 윤활유와 같다. 그래서 사회에서도 유머러스한 사람이 인기가 많다. 기왕이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재밌으면 좋지 않은가.


그런데 흔히 유머는 타고난다 말한다. 뭐, 부정할 수 없다. 결국 유머는 상대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관찰력과 배려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보통 유머를 타고났다는 사람들 대부분은 이 관찰력이 좋은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실망하기엔 이르다. 타고난 관찰력은 부족하더라도 우리에겐 ‘관심’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겐 저절로 시선이 가고 마음이 간다.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세상 지루한 사람도 사랑하는 사람만큼은 웃길 수 있는 게 바로 관심 덕분이다. 그러니 우리도 한정적일지언정 충분히 유머러스해질 수 있다. 오직 그대만을 위한 맞춤 유머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그러다 보면 없던 유머력도 점점 상승해 넥스트 레벨의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결혼 뒤에는 습관처럼 ‘생활’이 붙는다. 이건 현실이란 뜻이다. 때론 로망보다는 현실적인 조언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바로 결혼이 그렇다. 그리고 살아보니 Health, Humanity, Humor 3H는 결혼생활뿐 아니라 그 어떤 상황에서도 통한다는 사실! 못 믿겠다면 한번 해보길 적극 추천한다. 결코 손해볼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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