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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소비의 노예로 살지 않기로 결심했다.

100일 프로젝트 : 쓸데없는 소비 안 하기

by 그레이스

방학이 시작되었다.

느지막이 일어난 아이와 버섯 칼국수를 만들어 먹고 아이는 수학 학원에 가고 나는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오늘은 일이 좀 여유로워서 가계부를 펼쳤다.

양가 어르신 생신에 세금, 카드 대금 등등 이번달은 살림이 빠듯하다.

씀씀이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 소소하게, 물 흐르듯 계~속 지르는 타입이라 곳곳에 알맹이 없는 지출이 눈에 보여 양심에 콕콕 박힌다.




'좋은 물건을 딱 하나만 사서 오래 쓰자.'

다이어리에 수도 없이 적어놓은 말인데... 지키기가 이렇게 어렵다.. 정말로.

생각해 보니 내가 주로 소비하는 물건들은 좋고 나쁨의 구분보다는 필요한가, 아닌가로 판단되는 것들이라서 그런 듯하다.


예를 들어 집에 세탁 세제가 있지만, 탈취와 얼룩 제거에 '기가 막히게' 좋다는 세탁 세제를 사고 싶은 마음이 꼼지락 거린다던지 트레이가 딸린 도마가 사고 싶다던지 하는 것들 말이다.


정작 구매한 뒤에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쓸데없는 소비'로 전락해 버리는 것들.


극단적인 무소비가 소비 습관을 바로 잡는데 도움이 된다.

언젠가 책에서 읽고 밑줄 쳐둔 문장이 생각났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고급진 취향을 가진 사람들, 물건을 잘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안 사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집에 있지만 좋아 보여서 결제를 망설이는 일을 아예 차단하는 습관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갑자기 시작하게 된 '100일간 쓸데없는 것 사지 않기' 프로젝트!

재작년 100일간 옷 안 사기 프로젝트를 시도했고 성공해서 지금은 '옷'에 대한 소비는 (거의) 멈춘 터라 이번엔 쓸데없는 물건 안 사기로 다시 도전해 본다.


생필품, 먹는 것, 아이와 관련된 꼭 사야 하는 것들 외에 소비를 100일간 멈추는 것이 목표. 습관처럼 사는 책이나 각종 강의 수강 모두 포함이다. 이런 항목은 자기 계발이라는 명목으로 불필요하게 돈을 써도 죄책감을 덜 느끼게 되는데 이런 허울 좋지만 쓸데없는

소비의 고리도 끊어버리고 싶다.


해봅시다. 계속 소소한 소비의 노예로 살 순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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