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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윤 Apr 19. 2024

오늘 : 도시락

2024. 4. 19.

1.

축제 기간에는 행사관련된 사람들은 바빠서 점심을 여유롭게 먹을 수 없다. 짧으면 30분에서 길어봐야 한 시간 안에 점심을 해결해야 하니 대략 김밥 한 줄이나 핫도그 한 두 개, 빵이나 햄버거 하나로 점심을 때우는 경우가  많다.

이를 불쌍히 여기사 영진 엄마 선희 씨가 남편 편으로  도시락을 보내줬다.  밥에 계란 프라이를 얹고 김치에 김  정도지만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으니 여유가 생겼다. 마치 소풍 나온 사랑들처럼 파라솔 아래에서 점심을 까먹으니 지나가는 관광객과 주민들이 부러운 표정을 짓는다.


2.

그리하여 경쟁하듯 점심 싸 오기 릴레이가 벌어졌으니.  내가 밥, 동그랑 땡, 김치, 김을 싸 오자, 이에  재승이가 짜장을 배달하여 도시락과 나눠 먹고, 경보 후배는 카레와 튀김을, 다시 선희 씨가 볶음밥을, 내가 컵라면과 밥과 김치를, 다시 경보  후배가 카레밥에 계란 장조림을, 그리고 오늘은 급기야 짜장밥에 컵라면을...

3.

비록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조촐하고 여유로운 식탁으로 점심시간이 즐겁다. 혼자 먹는 것보다 함께 먹는 즐거움이 더 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서양고전인 《길가메시 이야기》로부터, 중국전국시대 동양고전인 《열자》에 이르기까지 불사하지 못하는 인간의 최고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라고 예찬했다. 에피쿠로스도 지혜와 더불어 우정을 손꼽았는데, 우정 중 최고 우정은 밥우정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끼리의 최고 멘트 : 밥 한 번 먹자!

사랑받는 선배의 최고 멘트 : 내가 밥 살게!


4.

내일은 무슨 도시락을 쌀까? 축제 끝나기 전에 불고기라도 한 판 구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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