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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정 Feb 19. 2022

쓸쓸한 겨울나무

쓸쓸한 겨울나무


정희정


겨울나무는 쓸쓸하다

나뭇잎들도 다 떠나버리고

감춰놓은 제멋대로 뻗친 나뭇가지들을

황량하게 다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봄에는

피어오르는 새싹으로 시선을 돌릴 수 있었고,

여름에는

싱그럽고 풍성한 초록잎으로 가릴 수 있었고,

가을에는

알록달록한 화려한 단풍으로 숨길수 있었다.


겨울이 다가오면

제멋대로 뻗친 나뭇가지를 숨겨주었던

잎들이 홀연히 떠나 짧은 여행을 한다.

어차피 땅에 내려앉아 떼구르르 굴러다닐 거면서

나를 두고 떠나간다.


감춰놓은 앙상한 나뭇가지를

들킬 수밖에 없는 겨울 나무는 쓸쓸하다.

가끔 애처롭게 여긴 하얀 눈이 내려와

나무를 소복이 감싸 안고 위로를 해준다.


겨울나무의 쓸쓸함을 알아 주는 건

쓸쓸한 마음을 숨기고 싶은

이들이 알아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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