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정
사람들은 외로움을
늘 감추고 살고 있다
사랑을 노래 하나
외로움은 불러주지 않는다
외로움은 그렇게 또 외로워진다
찬 공기가 감싼 어두운 새벽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거리
나무들도 조용히 잠이 든다.
그중에 가로등 불빛을 켜놓고
잠 못 드는 나무들이 있다
낮에 감춰놓았던 외로움을
밤에 꺼내놓고
잠들지 못하는 우리처럼
외로웠던 몇몇 나무도
불을 켜고 잠을 자지 못한다
밤의 빛을 받은 초록은
낮의 초록보다 더 선명하다
외로움을 꺼내놓고
잠들지 못한 나도
가로등 불빛 아래 있는
나무 옆에 괜스레 서본다
같이 외로움을 노래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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