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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정 Sep 29. 2021

불안한 밤

정희정



불안한 밤


정희정



반짝반짝한 해가 지고

어수룩한 짙은 밤이 찾아온다


화창했던 나의 웃음도

짙은 밤에 가려진다


밤의 바람이 쓸쓸한 노래를

내 귓가에 속삭이며 노래한다


그 노래는 기어코

내 마음속 깊이 들어와

불안하고 공허하게 헤집어 놓는다


이런 내 마음을 들어줄 사람이 없을까

주위를 둘러보지만

짙은 밤만 나와 함께 할 뿐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니

구름 속에 가린 보름달이 희미하게 보인다


달아, 너의 빛도 밤의 구름이 가렸구나

달아, 너라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겠니


이 어둠 속에 희미하게라도

빛을 비추는 건 너밖에 없구나


달은 이야기한다


눈을 감고

이 밤이 지나가길 기다리면


밝은 해가 이 어둠을 거두고

어김없이 너를 찾아올 거야

화창한 너의 웃음도 돌려줄 거야


밤의 바람이 부른 쓸쓸한 노래는

푸른 바람이 다시 쓸어갈 거야


그러니 어서 눈을 감고

이 밤이 지나가기를 기다리자

곧 아침이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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