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사람'의 조건
최근 SNS 인스타그램에서 #일본어, #일본어공부 라는 해시태그 두 개를 팔로우했습니다.
어떤 분들이 일본어와 일본어를 공부하는 행위에 관심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시는지 궁금한 마음과, 제 만화도 한 번 읽어주십사 살짝 알림을 건네기 위한 목적이 있었어요.
유독 이 시기에 자주 보이는 포스팅은 일본어 능력시험, 'JLPT'의 합격증 사진입니다. 학습지 교사이셨던 어머니의 추천으로 당시 3급(지금은 난이도가 낮은 N5부터 가장 높은 N1의 다섯 단계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시험에 응시했었고, 기억이 선명하지 않은걸 보니 불합격했었나 봅니다.
JLPT는 1년에 두 번(7월과 12월의 첫 일요일) 응시할 수 있습니다. 대개가 시험을 보는 날까지는 긴장 속에 보내는데, 합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2개월도 더 지나서이다 보니 합격한 분들은 깜짝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들어 더 기쁘고 불합격한 사람들은 그랬나 보다 하며 다음 시험 접수를 기다리게 되는 패턴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오늘 만화에서 다룬 '가타카나(カタカナ)'는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고 맞이하는 하나의 벽입니다. 외래어 표기를 위해 만들었다는 이 글자는 좀처럼 눈과 손에 익지를 않는데, 실제로 공부를 하며 많이 사용하는 기회도 없어서 더 곤란합니다.
몇십 년 일본어를 공부했다는 제가 口(くち)를 ロ(ろ)로 착각한 것은 단지 제가 단어를 들여다보는 성의가 부족했다라기보다는, 한 발 더 한자문화권에 들어가 살고 있는 그들의 문화가 생경한 것이라고 위로해봅니다.
여기에서 재미를 찾는 것이 가타카나를 공부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컬처 쇼크로 꼽히는 맥도널드(McDonalds =マクドナルド / 마쿠도나루도, 줄여서 '맊꾸(Mac)'로 발음하기도 합니다. )처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외래어가 일본에서는 전혀 다른 발음으로 바뀌어버리기도 합니다. 이런 외래어에 자주 자기를 노출시키는 것이 왕도라면 왕도입니다.
첫 일본 여행길, 도쿄 도심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했는데 창 밖으로 보이는 네온사인이나 간판들에 가득한 가타카나를 채 읽지도 못해 아쉬워하며 흘려보냈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오기가 생겨서는 '몇 개의 간판을 다 읽어내겠다'며 손으로는 간판 수를 세고, 눈에 온 신경을 집중하던 그 시절의 마음을 잊지 않는 것이 평생 배움의 길을 걷기 위한 사람이 갖는 조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