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8.8 수능 D-100

재수생 엄마 일기

by 새나
수능 D-100


재수를 하기로 했다고 글을 올린 첫날이 엊그제 같은데 수능 D-100도 지났다. 재수의 가장 큰 고비인 여름의 정상에서 수능 100일을 맞아 아이에게 격려와 위로의 선물을 준비했다.


남편과 내가 그동안 고생한 아이에게 수고했다고 편지도 쓰고 남은 날들도 잘될 거라고 응원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케이크를 고르고 숫자 100초를 사는 내 마음이 두근두근거렸다.

예상치 못한 100일 파티에 아이는 무척 고마워하며 맛있게 케이크를 먹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생초콜릿도 두 상자 준비했다. 밀크맛과 말차맛 생초콜릿을 먹으며 남은 여름도 힘내라고 이야기했다.


지금까지 매일매일 하루를 살듯이 성실하게 지낸 아이가 자랑스럽고 고맙고 예쁘다. ‘재수’도 스스로 선택했고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노력하는 아이의 모습이 참 대견하다.


막상 재수를 시작하고 보니 대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고 고3 때 열심히 할 걸 하는 후회도 생기지만, 얼마 안 남은 시간을 아까워하며 노력하는 날들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거 같다. 한 달에 한 번 학원을 쉬는데 그런 날에도 아침 먹고 카페에 가서 공부를 하곤 한다. 고독하게 자신이 선택한 길을 걷고 있는 아이가 재수한 후에 처음으로 7월에 학원을 쉬는 날에는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왔다. 수능 원서 접수용 사진도 찍고 함께 사진 찍으러 간 재수생 친구와 대학생 친구를 만나 집 근처에서 국수를 먹고 카페에서 수다파티를 했다.

오랜만에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며 그동안 얼마나 친구와 나누는 수다가 그리웠는지 깨달았다고 한다. 학원에서도 공부만 하고 수업만 듣느라 친구가 없는데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으니 사람 냄새나는 하루를 산 것이다.


친구들을 만나고 집에 들어오며 “엄마! 내가 이렇게 말이

많은 사람이란 걸 오늘 처음 알았어. 나 정말 쉬지 않고 말했어. “라고 말하는데 눈물이 날 뻔했다. 스무 살 꽃다운 나이에 아침부터 밤까지 학원에서 공부만 하고 있는 아이가 안쓰러워서 마음이 아팠다. 한참 좋은 나이에 공부하느라 애쓰는 것도 필요하지만 친구들과 걷고 놀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지 못하고 신나게 캠퍼스를 누릴 나이에 학원에서 졸린 눈을 비비며 애쓰는 아이가 안쓰러웠다.


이런 말을 하면 둘째는 “뿌린 대로 거두는 거야. 그니까 작년에 열심히 했어야지.”라고 누나 앞담화를 한 다발 늘어놓는다. 역시 남매와 부모 마음은 참 다르다.

고3 때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힘들어서 잠만 자던 아이 덕에 속을 태웠었지만, 그 시간을 만회하기 위하여 애쓰는 딸을 보면 기특하면서도 마음이 짠하니 말이다.

늦게 온 사춘기에 마음을 잡지 못하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공부하는 게 어때?라고 물으면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방문을 닫던 아이가 지금은 벼랑 끝에서 날 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물론 새로운 기회를 가진 것도 감사하고 기회를 줄 수 있어서 감사하지만, 스스로 고생길로 들어간 아이가 안타까운 건 어쩔 수 없다. “난 엄마니까.”


끝까지 독하게 열심히 공부해서 아쉬움도 후회도 없길 바란다.

이제 D-92이다. 후덜덜~^^

다시 오지 않을 오늘도 열심히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다 이루었다. 너의 미래가 반짝반짝 빛나길 이 엄마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재수생엄마일기 #수능 #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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