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모의고사도 끝나고...
말 많던 9월 모의고사도 끝나고 10월 모의고사도 끝났다.
킬러문항이 없어져서 열심히 공부한 아이들이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나오는 건 확실한 거 같다.
어떻게 해도 풀 수 없는 킬러문항이 없어져서 고난도 문제들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워낙 입시 문제 풀이 훈련을 어릴 때부터 받았던 아이들은 의대에 가고 싶어서 다시 대입에 도전하게 되었다. 올해는 N수생 수 최대의 해이다.
아무래도 코로나 때 학교에서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아이들이 대입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은 거 같다.
우리 딸도 고 1 때 코로나가 시작되어서 학교에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확실히 코로나의 영향이 아이들에게 두고두고 부정적인 생채기와 흉터를 남긴 것은 확실하다.
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중학생, 초등학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유아들은 말하기, 읽기 교육이 늦어져서 글을 못 읽는 아이들도 많다고 하니 말이다. 그뿐이랴. 사회성 문제도 대두되었다.
워낙 핵가족으로 살아가는 도시 아이들은 더더군다나 사회성을 키우기가 어렵다.
도시뿐이랴... 중소도시나 농어촌에서는 아이들이 없다 보니 더더욱 친구들과 부대껴 놀며 키우던 사회성을 키우기가 어렵다.
확실히 아이들이 줄어들어서 아이들도 사람과 더불어 사는 법을 익히기가 어렵다. 사람과 더불어 사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내 주장만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주장도 듣고 서로 조율하는 법이 아니겠는가?
재수생으로 1년을 살아보니, 정말 수학능력시험에만 집중하고 살 수밖에 없고 그렇다 보니 아이는 모든 것을 수능 이후로 미뤄두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도 아이들은 3년 내내 대학 입시 준비에 치인다. 수시가 다양한 아이들의 재능을 고려해서 만들어진 것은 이해하나, 내신 성적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수시가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을 고려하기 어려워진 현실이다. 학교생활기록부를 인위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수상 실력과 논문, 공모전들, 추천, 인턴 제도들을 악용하다 보니, 이제 수시도 내신 성적만 남았다.
3년이나 내신을 꾸준하게 잘 받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니 아이들이 한 번에 지난날을 만회하기 위해서 수능에 올인하게 되는 것이다. 내신과 무관하게 치러지는 정시를 이대로 두는 것이 옳은 일인지, 그래도 한 번 더 기회를 가질 때 과거 성적의 영향을 받지 않으니 다행인 거 같기도 하고 혼란스럽다.
아이들이 재수를 하려면 그만큼 집에서 재정적으로 뒷받침을 해주어야 하니, 이 또한 부의 대물림 또는 불평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재수는 사교육이 좌우하게 되는 사교육 전쟁터이다.
수시와 정시 전형과 내신, 수능 비중에 대해서 공평과 공정을 담보로 하면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줄 수 있는 다각적인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때가 된 거 같다. 아이들의 수가 줄어서 1, 2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아이도 많지 않으니, 아이들이 자퇴를 하고 수능 준비를 일찌감치 하기도 한다.
대학입시만 생각하면 고등학교가 긍정적인 기능을 하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현재 대학입시는 고등학교가 아이들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거 같다.
한 발 더 나아가서 학교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할 거 같다. 아직도 산업화 시대에 필요했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기본적인 국어 능력과 수학, 사회, 과학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곳인지, 아이들의 신체와 정신을 건강하게 잘 키우기 위한 곳인지,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본 역량을 키우는 곳인지, 아이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곳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대학교 입시에 도움이 안 되는 학교에 왜 가야 되냐고 묻고 있다. 물론 친구들이 있고 선생님들이 계시고 학교에 다니면서 좋은 추억도 만들고 미래를 준비할 수도 있고, 내 꿈을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학교는 현재 아이들이 미래를 준비하고 사람을 만나고 나를 돌보는 일, 입시를 준비하는 일 중 그 무엇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내가 왜 학교에 다녀야 하는지 고민을 하고 있으니, 이제 학교도 그 답을 준비할 때가 되었다.
꼭 학교에 다녀야만 전인격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학교 밖 청소년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재수를 하는 우리 아이도 고 2 때 자퇴할까? 수능만 준비할까? 내신은 이미 글렀다며 펑펑 울었던 적이 있고, 아이의 친구는 고 1을 마치고 자퇴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삶을 살고 싶다며 미국에 다녀오기도 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친구들과 꿈을 이야기하기엔 이미 너무 퍽퍽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만큼 미디어의 힘이 대단해졌고 아이들도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파워게임의 현실을 바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수능을 25일 앞두고 우리 아이는 최대의 성과를 내기 위하여 매일매일 노력 중이다. 이 씁쓸한 입시의 현실에서 두 번째 도전을 한 아이가 든든하고 대견하기도 하지만, 그 결과 앞에서 만족하지 못할까 봐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부디 입시를 앞둔 아이들이 모두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게 되길 바라며, 대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게 되면 하루하루 즐거운 추억도 많이 만들게 되길 바란다.
대학입시에 다시 도전하면서 겪었던 고충과 괴로움이 아이의 삶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내공을 쌓아주었을 거라고 확신한다. 비록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이 시기를 아이가 잘 견뎌주어 고맙다.
이 시기는 고독과 인내의 날들이었지만, 앞으로 다가올 인생의 새로운 터널을 지날 때 아이가 '이 또한 지나가리라' 믿으며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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