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6]
친구는 떠났지만 아직 3일의 휴가가 남았다. 한국이었다면 그래도 짧게 느껴졌을 텐데, 해외에 혼자 나와있으니 길게 느껴지긴 한다. 원래대로라면 그저 집에서 쉬기만 할 수도 있지만, 블로그 포스팅의 순기능으로 밖으로 길을 나설 수 있었다. 글을 쓰기 위해서 하나라도 더 경험하고 느끼고 싶었다. 우선 집을 나서 곧바로 도파민에 젖으러 향했다. 친구와 함께 하는 여행 중 친구가 들고 다니는 작은 여행용 가방을 호시탐탐 욕망의 눈으로 바라보곤 했는데 큰맘 먹고 하나 구비하기로 했다.
휴대하기 좋은 가방을 하나 구한 뒤에는 스타벅스로 향했다.
여유롭게 일기를 쓰고 글을 쓰다 보면 한 시간 정도 걸리다 보니 가장 눈치가 안 보이는 스타벅스로 왔다. 사실 중국은 커피값이 비싸서 다른 카페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스타벅스는 맛까지 보장되어 있기에 어쩌면 최고의 선택이 될것이다.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까지 글로 옮기고 나서 주변을 돌아다녔다. 중국에도 “망했어요 90% 세일”같은 할인 마트들이 즐비한다. 아무래도 소비기한이 임박한 제품이나, 싸게 도매로 들어오는 제품들인가 보다. 그래도 그렇지 새우깡이 6백 원이라니,, 한국 새우깡보다 사이즈가 작긴 했다.
중국에서 어린아이들의 최애 프로그램 울트라맨도 이벤트를 하고 있기에 잠시 동심의 세계로 빠져 구경했다.
점심은 전부터 눈여겨봤던 로자모 집에서 끼니도 해결했다. 예전에 시안 여행을 했을 때 로자모를 먹은 기억이 있는데 그때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어 내심 기대했지만, 중국에 와서 첫 실패를 경험하고 말았다.
헬스장 이용권이 끝나 저녁에는 공원에서 오랜만에 달리기도 했다.
중국 와서 기름진 음식만 먹어 살이 찐 건지, 너무 오랜만에 달려 체력이 죽어버린 건지 5Km를 달리는데 평소보다 너무 힘들고 숨도 막혔다. 그래도 달리고 나니 상쾌하고 개운했다. 오랜만에 달리며 들리는 음악에 신나서 몸을 까딱이기도 하고, 괜스레 '습~하~습~하, 아 공기 좋다' 하는 혼잣말들을 덧붙이며 말이다. 달리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이슬비가 포슬포슬한 느낌으로 내리기 시작해 집까지 삼십 분 정도 비를 맞으면서 걸었다.
정말 오랜만에 비 맞으며 걸어보는 건데 시원하기도 했고 뭔가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 (역시 나한테는 한없이 F) 지킬 수 없는 약속은 하지 말라고 했는데 작심 3일이 모여 10일을 하든, 작심 10일을 하든 한국으로 가기 전에 최소 10번은 뛰고 가야겠다. 밤공기도 좋고 그런 것보다도 친구가 살이 좀 찐 것 같다고 팩트로 때렸기에 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