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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영희 Jun 19. 2020

이제는 추월차선에서 내려와서

가볍게 살자,균형 있게 살자,쿨~하게 살자


요즘 유튜버 중에는 월천대사, 월천샘, 월천~ 으로 시작하는 닉네임이 많아서 놀란 적이 있다. 월천의 의미를 몰라서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그후에 월 1천만원 벌기 프로젝트니, 월 1천만원 벌기 그룹모임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월천’의 의미가 월 천만원 수입을 뜻하는 것을 알았다. ‘부의 추월차선’, ‘백만장자 시크릿’ 이 밀리언셀러로 자리잡은 지 오래이고 남녀노소불구 많은 사람들이 부의 추월차선에 오르려는 재테크열풍이 불고있는 듯하다. 이 책들은 사실은 실질적인 부의 개념과 실용적인 부의 형성과정과 기법, 기업가정신 등을 설파한 양서로서 누구에게나 추천할만한 재테크 실용서이다. ‘부의 추월차선’에서는 ‘명품 백, 명품 옷으로 치장해서 부자인것처럼 보이는 것보다 그 돈을 아껴서 투자해서 진짜 부자가 되라’고 강조한다
 
사실 인간의 삶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는 경제생활의 엄중함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고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지금의 경제상황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앞날에 대한 불안을 넘어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더불어 고립감과 상실감을 느낄 수 있는 은퇴 후에는 이모든 것들이 더 크게 다가오기도 한다.
 
나도 젊은 시절 경제활동을 할 때에는 열심히 살았다. 재테크는 별로 하지못했지만 그래도 잘살고 싶었다. 직장생활 열심히 하면 은퇴 후에 크게 돈 걱정할 일 없으리라 생각하던 시절이어서 직장생활에 집중했고 집 한 채도 장만했다. 노후에 내가 살 집만 하나 있으면 퇴직금 타서 은행에서 주는 이자수입으로 그럭저럭 노후를 보낼 수 있으리라는 그 당시의 현실에 기초한 단순한 생각이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급변하고 이제는 전체국민의 5%이내에 속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젊은이들을 포함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앞날을 불안해한다. 돌변하는 경제상황때문이다. 이미 예금에 대한 실질 이자는 거의 0퍼센트 수준으로 현금의 가치는 하락하고 있다.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로 많은 기존의 직업 군이 사라지고 있으며 더 많은 직업들이 가까운 미래에 사라질 것이라고 예고되고있다.
 
이런 혼란한 상황에서 누군가의 성공신화는 사람들의 관심을 자극하고 나도 무언가 하지않으면 안될 것 같은 초조한 심정이 된다. 한동안 유행한 부동산 갭투자 열풍이 이렇게 시작된것이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로부터 젊은 사람들까지 동참하기시작하고 그 폐해가 시작되자,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정책도 시작되었다. 그리하여 부동산 보유세는 올라가고 투기라고는 모르는 40년 주택보유자도 재산세폭탄을 맞게 되었다. 부동산 갭 투자라고 불리는 ‘전세 안고 집 사기’는 내 집 마련할 때 자금이 모자라는 사람들이 부족한 자금을 준비하는 동안 일정기간 전세 보증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었다. 문제가 된 것은 집값이 오르리라는 기대에서 많은 집을 이런 방식으로 사들여 매매차익을 얻으려는 투기적거래가 성행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월천’을 지나, 연봉10억의 성공신화가 유튜브의 스타다. 유튜브와 각종 SNS의 발달로 인한 정보의 지나친 동기화로 쏠림 현상이 심해져, 1퍼센트의 성공신화에 전국민이 열광한다. 월 천이든, 연봉10억이든, 무슨 일을 열심히 해서 월 천이나 연봉10억이 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월 천만원의 돈이 주목적이 되다 보면 수단방법에는 다소 무리가 생길 수도 있다.
 
무엇을 하든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은 보통의 경우 좋은 결말이 되는 경우가 드물다. 특히 상위 1퍼센트의 성공신화에 도취되어 따라하기 투자는 그 결과가 비극적일 가능성이 높다. 승자는 거의 5퍼센트 안에 속하는 마케팅천재들 일뿐이다. 젊은 시절에는 어느 정도의 실패나 빚도 회복할 수 있고 오히려 그 교훈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은퇴후의 삶은 많이 다르다. 한번 실패에도 휘청거리다가 허리가 꺾이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친구 따라 강남 가도, 결과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치열함을 인생의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할 이유는 없다. 더욱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큰 재산도큰 변화도 없는 자신의 인생을 재미없고 초라한 것이라 폄하할 필요는 더욱 없다. 나의 지나온 삶, 지금 내가 처한 자리만으로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우리는 충분히 열심히 살아왔고 또 지금도 그렇다.
 
은퇴할 나이가 되면, 많은 경우 삶의 범주가 반 이상은 정해졌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가진 것을 확장하기보다는 잘 지키고 효율적으로 관리하자. 필요하면 일하면 된다고 생각하자. 이제라도 기업가정신을 발휘하고 싶다면 전 재산의 20퍼센트이내에서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용기를 내어 도전하되 결코 리스크(위험)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추월차선보다는 일반주행도로가 적합하다. 소박하더라도 행복하고 평화로운 노후대책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제는
추월차선에서 내려와서
가볍게 살자,
균형 있게 살자
쿨~하게 살자
우리의 삶은 완벽하지 않으며 완벽한 인생은 없다.
재물에 연연하지말자
최상의 인생은 돈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는 검소하게 살며 죽을 때까지 일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평범한 사람이다. 보통의 사람이 되어야한다.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할 줄 아는 보통의 시민이 되는 것이 1%의 부자가 되는 것보다 위대한 일이다. 공익에 위배되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 넘어서는 안될 최소한의 기본 선을 넘어서는 안된다. 그것을 이해하고 지키는 것이 노년의 통찰력이다. 너무 고리타분하고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비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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