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대출을 받는 사람의 심정

by 은행원


목요일 하루 휴가를 내고 남편과 함께 여러 가지 일들을 처리했다.

크게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분양권 명의 변경에 관한 것이었고, 하나는 매수한 부동산의 잔금대출에 관한 것이었다.


첫 번째 분양권 명의 변경을 위해서 아침 일찍 ㅇㅇ구청의 토지정보과에 방문했다. 미리 준비한 증여계약서를 갖고 검인을 받으러 갔다. 셀프 증여등기를 한 번 해본 적이 있던 터라 어렵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양식으로 증여계약서를 준비하여 구청에 가서 검인을 받으면 된다. 그리고 중도금 대출 은행으로 가서 채무 승계확인서를 한다. 기존에 단독명의로 되어있던 부동산이 공동명의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 구청에서 받은 검인과 중도금 대출은행에서 받은 채무승계확인서가 있어야만 건설사에서 명의변경을 해준다.

건설사의 명의변경 날짜는 지정이 되어 있다. 보통 한 달에 한번이다. 그래서 미리 예약을 하고 변경을 위해 방문을 해야 한다. 그 전에 처리해야 할 절차들을 오늘 하루에 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구청, 은행 업무를 마치고 나니 11시. 아침도 먹지 않은 채 바로 내가 계약한 사무실로 달려갔다. 내부는 직접 보지 못한 채 부동산에서 보내주신 사진만 보고 매수한 사무실이다. 컴컴한 밤 9시 경 사무실 주변을 돌아본 적만 있을 뿐 내부는 사진만 보고 결정했다.


이제 막 입주를 시작한 사무실은 공사를 하는 업체, 이미 입주하여 근무를 하고 있는 업체, 주인을 찾기 위해 기다리는 상가 등 제각각이었다. 처음 마주한 나의 사무실. 문을 여는 순간 우와, 생각이 드는 따뜻한 공간이었다.


이 공간을 어떻게 꾸밀 것인가에 대해 밥을 먹으면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꿈이 시작되는 공간, 3개의 존으로 꾸밀 것이다. 하나는 카페zone, 하나는 미팅zone, 하나는 생각zone이다. 이 공간은 내가 인풋을 하고 아웃풋을 하는 공간이다. 카페 존에서는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미팅 존에서는 사람들을 만나 좋은 대화들을 나눈다. 생각 존에서는 앞으로의 계획들을 구상한다. 이 공간에서 나는 내 꿈을 펼쳐나갈 것이다. 우드 인테리어의 은은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따스한 공간. 생각을 하고 공부를 하고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한계는 없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오후에는 핸드폰을 바꾸었다. 4년 넘게 사용한 핸드폰과 작별하는 날이다. 마음을 먹었을 때 해야 하는 일을 해치우기로 한다. 검진 결과에 이상이 있었던 안과도 다녀온다. 그리고 계약한 지식산업센터의 대출을 알아본다.


처음 모 은행에서 알아본 결과 내 생각보다 한도가 적게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계획했던 게 틀어지니 마음이 조급했다. 매도자 분께 소개받은 모 은행 지점장님께 바로 전화를 드려본다. 대출 한도와 금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작년 소득에 대해 여쭤보신다. 작년엔 소득이 ㅇㅇ정도 입니다. 라고 말씀드리니 진행을 위해 필요한 부분을 말씀해주셨다. 금리는 이미 많이 올라서 4프로에 육박할 것이라 생각을 했고 중요한 것은 한도. 어느 정도의 한도가 나올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대출을 해주는 사람의 입장에 있다가 대출을 받는 사람의 입장이 되니 긴장이 된다. 이래서 역지사지가 필요하구나. 싶었다. 대출을 기다리는 사람의 심정은 초조하다.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대출을 받는 분들은 대부분 무언가를 사기 위해서이다. 목적이 있는 돈이라는 것이다. 대출이 되지 않으면 자금계획이 틀어지게 된다. 그래서 빠른 피드백을 주는 게 중요하고 최선을 다해 알아보고 있다, 라는 생각을 주는 게 필요하다.


은행을 찾는 고객들 중 '은행 문턱이 높아서요'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렇다 일반 사람들에게 은행은 어떤 목적이 있어야만 가는 곳이다. 대기 하는 시간도 문제고, 오래 기다려도 뒷 사람 눈치에 여유있게 업무를 볼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은행원의 역량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다른 것도 문제다. 은행은 휴가 내서 가는 곳, 마음 먹고 가는 곳이다. 이것이 은행에 입사하기 전에 내가 가졌던 생각이다.


퇴사 후엔 나도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은행 문턱은 왜이렇게 높지? 라는 생각을 이내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내가 알려주고자 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금융교육이다. 사회초년생이 그 타겟이고 그들을 대상으로 꼭 알아야만 하는 금융상식들을 알려주는 재테크 유튜버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일대 일 혹은 일대 다수의 강의가 아니라 내 영향력의 크기를 좀 더 크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자고 있는 동안에도, 내가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누군가는 내 이야기를 듣고 내가 전달하는 정보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9시 반부터 3시 반까지 은행이 영업하는 시간 뿐만 아니라 그 외의 시간에도 나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나는 시간을 투입하여 소득을 벌어들이는 대신, 내 가치로 인정을 받아 수입을 버는 직업을 가져야 겠다 생각했다.


그게 무엇이 될지 아직은 나도 모른다.


재테크 유튜버가 되고 싶고,

월간 금융 잡지를 발행하고 싶고,

재테크 강사가 되고 싶다.


내 플랫폼에서 책을 소개 하고 싶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 싶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고 싶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 회사의 비전, 연간 목표, 월간 목표 구체적 계획을 설립해본다.

우리 모두에게는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꿈이 시작되는 공간에서 만들어갈 나만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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