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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구 Jun 01. 2020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애도하며

미국을 향한 기도

시시각각 전해지는 시위대의 분노를 접하며 쉽게 잠들지 못했다.

가까스로 잠들었다 깨어난 새벽에, 다시 밤사이에 일어난 미국 상황으로 눈을 돌렸다. 핸드폰을 열어 뉴스를 살피고, NPR에 올라온 기사와 오디오 클립을 들었다. 흑인 조지플로이드는 백인 경찰의 무릎에 짓눌려 숨쉬기 힘들다고 호소하며 숨을 거두었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만 있어도, 그 음성이 풍기는 절박함에 조금이라도 귀 기울였어도,

무릎 아래로 짓밟히는 사람의 온기를 살피기라도 했다면........


제 3자인 나도 의분과 안타까운 떨림이 밀려오는데, 미국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이야 오죽할까.

시위현장에서 인터뷰하는 사람들의 절규와 탄성이 내 마음을 울렸다.


“내가 행동하지 않으면 조지플로이드의 죽음 다음이 나의 차례가 될 것 같아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어느 유색인종 시위자의 말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위대의 한 사람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성난 시민들은 경찰차를 불태우며 정부와 극한 대치 상황으로 치달았고, 일부의 사람들은 고급 상점을 약탈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에선, 사람에 둘러싸인 경찰차가 무리를 그대로 밀어붙여서 깔아 뭉게며 해산을 시도했다.

안타깝고 참담하다는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인다.     


코로나에 대처하는 미국정부의 방식

자본주의의 첨단이 보여주는 극한의 빈부 격차

의료시스템의 상품화

총기규제 문제.

미국의 지성들이 제기하는 자기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들이지만, 뭐 하나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못 찾는다.  


백악관 주위로도 분노한 시위 군중이 어김없이 모여들었다.  

책임 있는 대책과 사과를 요구하는 군중에게 그 나라의 최고 지도자는 다음과 같은 트윗을 올렸다.


The president's warning that "ominous weapons" and "vicious dogs" awaited any protester who made it past the White House fence

시위대가 백악관 울타리 근처로 접근했다면 ‘가장 사나운 개’와 ‘가장 험악한 무기’를 만나 심하게 다쳤을지도 모른다”    

 

아픔을 보듬어 달라는 요구일진데, 공감은 커녕 소통이 안되는 느낌이다.

CNN에 출연한 조지아주 흑인 여성 시장의 일갈이 그나마 사람들에게 위안이다.


He should just stop talking. He speaks and he makes it worse.

There are times just be quiet. And I wish that he would just be or ......

“트럼프 대통령은 말을 그만해야 한다. 그가 말을 하면 상황은 악화된다.

사람이 조용히 있어야 할 때가 있는데, 지금이 바로 그때다.”     


뒤에 이은 발언은 이렇다.

조용히 있을 수 없다면, 백악관 내에서 품격과 이성을 갖춘 사람을 프롬프트 앞에 세워서 성명서를 읽게하고 기도케하라는 주문이었다.      


나의 형제와 친구들이 미국에서 살고, 이번 코로나로 인해 숨을 거둔 미국의 지인도 있다.

나름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생활하던 사람들의 일상이 허무하게 무너지고 위협받는 상황은 미국도 한국도 아프리카도 피해가지 못하는 현실이다. 코로나로 인해 죽음이 일상이 되어버린 미국인의 아픔에 깊은 위로를 전하고 싶다. 그렇지만 방화와 약탈로 이어지는 시위문화에는 깊은 안타까움을 표한다.

 

나는 유색인종인 오바마가 사람들의 열렬한 지지속에서 미국의 대통령에 선출되는 것을 코네티컷주에서 보았다. 박수치고 환호하면서 그의 취임식을 축해해 주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비통한 죽음 역시, 미국에서 인터넷으로 지켜 보았다.

      

지구촌은 이미 서로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공동체로서,  자국이기주의로만 살아가기 어려운 현실이다. 코로나로 인한 전 지구적 고통은 인류 전체의 문제다.

지금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사태는,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경험하고 있는 비슷한 사건의 또다른 형태일 뿐이다.

해묵은 인종의 갈등에 가슴이 아프다. 의분으로 일어나되 지혜롭게 실타래를 풀어가길 간절히 기원한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아메리카대륙의 새로운 각성도 기대하며 기도한다.

코로나 이후 변화될 세상을 위해 새삼 깊은 성찰이 요구되는 때이다.

May GOD bless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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