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특정한 누군가가 계속 생각난다면 그 생각을 잘못된 생각이라고 치부할 것이다. 나를 제외한 타인의 감정을 느낀다면 그 감정을 과감히 버릴 것이다. 호감은 누구나 가질 수 없는 감정이며 나에게는 일종의 수갑과 같다. 내가 떨어트린 타인의 감정들이 아직도 나를 쳐다보고 있다고 느낀다면 난 다시 외로워질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쉽다고 여겨도 나에게는 철저하고 단호하게 딱 잘라서 말하겠다.
“넌 자격이 없다.”
난 호감을 느낄 자격이 없다. 난 사랑을 할 자격이 없다. 나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감정은 “외로움”이다. 외로움이 나를 만들고 나는 외로움으로 버틸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해지는 이름도 잊어 버린 그들의 눈물과 하소연을 이렇게라도 글로 적어 상기시킨다. 미래를 그리기엔 내 과거를 부끄러워할 것이다.
혹여나 진정한 사랑이 나타날지언정 난 그 기회를 과감히 버릴 것이다. 꽉 차버린 내 마음의 칠판에 유성 매직으로 적혀 쉽게 지워지지도 않을 말들을 굳이 지우지 않을 것이다. 자기는 아세톤 같은 사랑이라며 유혹해도 지우지 않을 것이다. 나의 외로움이 심연 같은 우울증에 빠진다면 숨 쉬지 않을 것이다.
저주라면 저주고 은혜라면 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