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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Mind Craft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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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국희 Apr 29. 2020

목표에 거의 다 왔다고 느끼려면?

집중이 잘 되는 생활 전략!

지난 시간에는 목표에 거의 다왔다고 느낄 수록 집중력이 향상됨을 살펴보았다. 그럼 목표가 가깝게 느껴지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마케팅 분야에서는 지난 글에 올려두었던 쿠폰처럼 미리 12칸에 미리 도장을 2개 정도 찍어놓으면 된다고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이것을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 먼저 과업의 난이도가 적절해야 한다[1]. 너무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과제를 심리학자들은 도전적인 과제라고 부른다. 목표 가속화 가설을 삶에 적용하는 것에 도움이 되는 과제는 바로 이 도전적인 과제이다.


내가 기술이 안 되는데 난이도가 높으면, 불안하다. 몰입이 어렵다. 반대로 내가 기술이 충분한데, 난이도가 낮으면, 지루하다. 이 역시 몰입이 어렵다. 기술 수준과 난이도가 딱 맞는 부분에서 우리는 최적의 경험, 즉 몰입을 하기 쉬워진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이를 플로우 채널, 즉 몰입의 채널이라고 부른다. 청소년들이 수행하는 과업에서 플로우 채널을 맞추는 좋은 방법은 목표를 잘게 쪼갠 후, 잘게 쪼갠 목표를 달성하게 하는 것이다. 또 개인별로 진도를 조금 다르게 하는 것이 좋겠다.


청소년 스스로는 목표를 잘게 쪼개거나, 개인 맞춤형 진도를 짜기 어렵기에 이런 것은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해주어야 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지금은 학원에서 컨설팅을 하고 있고, 학습지 업체가 대신하고 있지만, 사실 아이들을 가장 잘 아는 교사와 부모가 할 일이다. 현재 학생수가 감수하는 추세인데, 반 인원이 감소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어 갈 것이라고 생각된다.


목표가 가깝게 느껴질 수 있는 두 번째 비결은 한 번 시작했을 때 최대한 많이 해두는 것이다[2]. 즉 첫 날 많이 해버리자. 사실 인생의 과업들은 커피 쿠폰과 달라서 몇 번 쿠폰을 찍어야 하는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그때 할 수 있는 방법은 처음에 많이 해두는 것이다. 처음에 일을 붙잡았을 때, 할 수 있는 최대를 해버리면 좋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 겪을 것도 다 겪어버린다. 얼마나 해야 많이 하는 것이냐고요? 사실 그건 그때그때 다르다. 정답이 있다면, 뭔가 감이 올 때까지 하라는 것 정도일까? 뭔가 일에 대한 감을 잡았다는 느낌이 올 때까지는 붙잡고 있어보자. 그러면, 바로 이 감이 쿠폰을 몇 개 미리 찍어 놓는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목표가 가깝게 느껴질 수 있는 다음 전략은 목표를 이루는데 필요한 틀이나 외형을 준비하는 것이다. 보고서를 써야 한다면, 그냥 목차와 형식을 잡아두고 파일로 저장해 두자. PPT를 만들어야 한다면, PPT 스타일을 잡아 두자. 데이터 분석을 해야 한다면, 데이터 분석을 최종 결과값들이 들어갈 표를 미리 만들어 놓자. 그림을 그려야 한다면, 그림 그리는데 필요한 장비들을 세팅해 두자. 컴퓨터 프로그램 코드를 짜야 한다면, 프로그램 짜는데 필요한 것으로 예측되는 함수들이 있는데, 이것을 미리 모아두자.


이렇게 일의 외형을 잡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 사실 외형을 잡고, 틀을 잡는 것은 그 일 전체를 머리 속으로 시뮬레이션 해보지 않으면 하기 어렵다. 틀을 잡는 과정 자체가 일 전체를 염두지 않으면, 불가능한 과정이라는 의미다. 이것이 핵심이다. 틀을 잡으면서 일을 염두에 두게 되고, 쿠폰에 도장 2개를 미리 찍어 놓는 것과 같은 효과를 만들어 낸다. 자이가르닉이라는 심리학자가 발견한 현상이다. 사람들은 염두에 둔 일이 미완성 상태로 남아 있으면, 이것을 견디지 못하고, 완성할 때까지 집중력을 발휘한다. 찜찜한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이를 발견한 학자의 성을 따서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부른다[3]. 목표 달성을 위한 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목표를 염두에 두게 되었는데, 그 목표가 미완성 상태인 것을 견딜 수 없다. 찜찜 하다. 사실 첫 날 최대한 많이 해두는 전략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첫 날 감을 잡았는데, 이제 막 감을 잡은 일을 그만 두자니, 찜찜 하다. 사람들은 이런 찜찜함을 해소하려는 욕구가 아주 강해서, 자연스럽게 목표 관련 활동에 집중하게 된다.


목표가 가깝게 느껴질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과거에 이루어 놓은 것들 중, 목표와 관련된 것을 찾아보는 것이다[4]. 말 그대로 미리 찍어 둔 쿠폰의 도장 2개를 찾는다. 1년 전에 주머니에 넣어 둔 현금을 찾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좋다. 목표를 세웠는데, 과거에 이미 목표와 관련하여 이루어 놓은 게 있었다니! 이런 행운이 있나! 이렇게 하면 목표가 가깝게 느껴지고, 목표가 거의 다 왔다고 느끼게 되어 목표를 달성할 확률, 목표와 관련된 과업들에 집중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증대 된다.


[1] Csikszentmihalyi, M. (2013). Flow: The psychology of happiness. Random House.


[2] Weiner, B., Johnson, P. B., & Mehrabian, A. (1968). Achievement motivation and the recall of incomplete and completed exam questions. Journal of Educational Psychology, 59(3), 181-185.


[3] Zeigarnik, B. (1927). On the retention of completed and uncompleted activities. Psychologische Forschung, 9, 1-85.


[4] Kivetz, R., Urminsky, O., & Zheng, Y. (2006). The goal-gradient hypothesis resurrected: Purchase acceleration, illusionary goal progress, and customer retention.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43(1), 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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