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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Mind Craft 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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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국희 Jun 17. 2020

기억력 좋은 아침형 인간 되기

야간 숙면을 위한 조언: 기억 증진 효과는 밤에 잘 때만 나타난다!

'성인의 권장 수면시간은 8시간 입니다. 충분히 자고 계신가요?'라고 질문하면, 대부분 이 시간을 지키는 것처럼 답변하시는 분들이 많다.


-쪼개서 자는 시간 다 포함하면 그 쯤되요.


그런데 사실 나는 쪼개서 자는 것, 낮에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졸다가 하교 시간 혹은 퇴근 시간쯤에 정신을 차리가 된 것을 질문한 것이 아니다. 밤에 '8시간'을 제대로 잤는지 질문한 것이다. 그러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제가 올빼미형이어서요. 밤에 일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운동을 합니다.


그럼 나는 사실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수면에 대한 과학적 지식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데, 밝혀지고 있는 과학적 지식들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부합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올빼미형으로 불리는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다.


올빼미형 인간이라도 잠은 자니까 괜찮은 걸까? 렇지 않다. 올빼미형 인간은 모든 부분에서 손해다. 먼저 올빼미형 인간은 기억력이 감소한다. 우리의 기억체계는 낮에 학습하고, 밤에 자면서 정리 정돈하고 저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렇기에 밤에 학습하고, 낮에 잠을 자면 기억의 정리 정돈과 저장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다[1, 2]. 밤에 정상적으로 잘 때, 나타나는 깊은 잠과 얕은 잠의 반복적인 사이클로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깊은 잠을 자면서 기억을 정리 정돈하고, 얕은 잠을 자는 동안 기억을 저장해야 하는데, 낮잠을 잘 때는 이 사이클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정리 정도도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저장도 잘 안 된 상태로 일어나게 된다. 그러다보니 밤에 제대로 잠을 잤을 때보다 기억의 세부사항에 대한 망각률이 높아진다.


그리고 밤에 자면서 두뇌신경조직의 노폐물 제거와 수선, 생성이 일어나야 하고, 면연체계의 회복도 일어나야 하는데, 낮에 자는 동안에는 이 모든 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전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불충분한 것이다. 그다보니 올빼미형 인간의 체내에는 계속 노폐물이 쌓이고, 두뇌신경조직 손상이 지속되며, 면역력되 약화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만성 피로에 시달리게 되고, 소화불량과 변비 같은 신진대사 문제가 나타나고,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이 과다분비되는데, 코르티솔은 신체에 지방을 늘리는 쪽으로 작동하기에 비만이 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수명이 준다. 수면 결핍의 대가를 톡톡히 치루는 것이다.



아침형 인간이 될 필요가 있다. 낮에 활동하는 밤에 자는 아침형 인간. 낮에 공부하고 밤에 자면서 기억을 완벽하게 하는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 기억력 좋고, 유능한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 지금 올빼미형 인간이라면 다음의 몇가지 규칙을 지키면서 아침형 인간이 되어 보자.


1. 지금 올빼미형이라면, 낮 잠을 어떻게 해서든 참자.


2. 잠 자는 시간을 정하자. 그 시간이 되면, 불도 다 끄고, 스마트폰을 멀리 치워야 한다. 그리고 누워라. 내 눈에 인공조명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라. 잠을 습관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일주기 리듬이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 리듬이 돌아오면, 낮에 깨어 일하고, 밤에 자는 정상 패턴을 찾게 될 것이다.


3. 잠 자는 시간을 8시간 앞두고는 카페인을 섭취하면 안 된다. 카페인은 분해되는데 8시간이 걸리며, 이것이 분해되기 전까지는 잠이 오지 않는다.


4. 잠 자기 전에는 술(알콜)을 섭취해서는 안 된다. 술은 수면 방해제이지, 수면을 쉽게 해주지 않는다. 술이 수면을 도와준다는 것은 착각이다. 술 먹고 자는 것은 일종의 마취 주사를 맞은 상태와 같은 상태일 뿐이지, 잠이 아니다. 술은 깊은 잠 사이클과 얕은 잠 사이클을 모두 방해하면서, 우리 기억을 파괴할 뿐 아니라, 면역기능 회복, 노폐물 제거, 두뇌신경조직 수선을 모두 방해한다.


5. 수면제 복용은 절대로 안 된다. 수면제는 효과가 알콜과 동일하다. 자는 것 같지만 자는 것이 아니다. 그냥 기절한 것이다. 이런 상태는 수면의 효과가 모두 사라진다.


6. 술과 수면제를 잠과 계속 연합시키면, 중독이 될 수 있고, 환청과 환각이 올 수 있다. 술과 수면제는 깊은 잠과 얕은 잠 사이클을 모두 방해한다고 밝힌바 있다. 그리고 얕은 잠은 사실 꿈을 꾸는 것과 관련 된다. 우리는 얕은 잠을 자는 동안 기억을 저장하면서 꿈을 꾼다. 그러면서 일종의 환각과 환청을 경험한다. 그런데 술과 수면제는 바로 이 얕은 잠의 꿈을 방해해서 기억 저장을 못하게 할 뿐 아니라, 꿈을 못꾸게 한다. 그런데 이것을 계속 방해 받으면, 우리 뇌가 눈을 뜨고 있는 동안에 그 동안에 꾸지 못한 꿈을 꾸어버리는 상황이 오는데, 사실 이것이 깨어 있는 동안의 환각과 환청이다. 이건 굉장히 위험하다. 망상증이 될 수도 있다.


7. 자기 전에 과도한 운동을 하지 말라. 이는 오히려 몸을 긴장하게 하고, 잠이 안 오는 원인이 된다.


8. 가슴 쪽을 시원하게 하라. 가슴을 시원하게 해서 심부의 온도가 내려가야 잠이 잘 온다.


9. 야식을 먹지 마라. 야식을 먹으면 소화기관이 활동하느라고 잠을 못잔다.


10. 불을 다 끄고 누운 상태에서 잠이 잘 안 오면, 눈을 억지로 감으려고 하지 말라. 눈을 뜨고, 눈에 주변에 어두워졌음을 계속 보여주면서, 이것저것 나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는 생각을 내일로 미루라. 그러다보면, 잠이 올 것이다. 단 잠이 안 온다고, 불을 켜고 활동을 개시하진 마라. 이렇게 하는 순간 모든 것이 물거품이다. 어둡게 한 상태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자연스럽게 눈 꺼풀이 무거워 지는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습관이 되면, 어렵지 않다!


[1] Xia, Z., & Storm, D. (2017). Role of circadian rhythm and REM sleep for memory consolidation. Neuroscience Research, 118, 13-20.


[2] Diekelmann, S., & Born, J. (2010). The memory function of sleep. Nature Reviews Neuroscience, 11(2), 11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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