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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May 19. 2021

우리 가족의 자동차 이름 짓기

소나타는 나타샤, RAV4는 빠리, 그리고 모델 Y는 베키?

테슬라 청담스토어에서 연락이 왔다. 나한테 언제 모델 Y 시승이 가능한지 물어본다. 평일은 제일 빠르면 6 , 주말은 8월에나 가능하다고 한다. 아니, 내가 차량 인도일이 얼마 안 남았는데... 그냥 차 받으면  차로 시승하겠다고 했다.




시승이 불발된 김에 아내와 아이들에게 곧 인도받을 차 이름을 짓자고 했다.


일단 내가 키워드를 제시했다.


파랑(Blue)과 전기차(Electric Vehicle).


초등학생 딸이 바로 “베크”라고 한다. Blue Electric Car의 약자라고 한다.


아내가 “베키”라고 한다. 아내는 KY를 덧붙인다. 좀 더 부드러운 어감을 위해서.


BECKY(베키). 


이제 내가 KY에 대한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단순하게 가자고 생각했다.


K Korea, Y Model Y.


다 붙여서 풀자면, 한국에서 타는 파란 전기차 모델 Y라는 뜻이 되겠다.


풀어쓰면 밍밍하지만, 일단 이름 짓기에 방점을 두었으니...


어서 와라 베키. (출처: 테슬라 홈페이지)




우리 가족에게 자동차 작명은 이미  차례 있었다.


최초로 자동차에게 이름을 지은 게 포틀랜드, 미국에 있을 당시 몰고 다닌 도요타 RAV4였다. 딸은 “빠리”라고 지었다. 왜 빠리냐고 물으니 빨간색 자동차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난 처음 이 이름을 들었을 때는 프랑스의 파리가 생각났지만... 나만 그런 건 아닐 것이다.


작명을 했지만 결국 입에 착착 감기진 않아 우린 그냥 “라브”라 하고 다녔다.


세차를 시킨 빠리를 팔기 바로 직전 찍은 사진




미국에서 돌아와서는 기존 14년간 이름 없이 몰고 다닌 소나타에게 이름을 지어 줬다. 소나타는 14년간 무명의 설움을 딛고 드디어 이름이 생긴 것이다.


어느 날 아내가 제안했다. 나타샤(Natasha). ? 나타샤?


나타샤: “슬라브어권의 여성 이름. 나탈리야(Наталия)의 애칭. 나탈리야의 어원은 라틴어로 크리스마스를 뜻하는 나탈레 도미니(Natale Domini)에서 유래했다. '크리스마스에 태어난 아이'라는 뜻이며, 주로 12월에 태어난 여자아이에게 붙여준다고 한다.” (출처: 나무위키)


그리고 나타샤 하면 내가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어벤저스의 블랙 위도우. 블랙 위도우의 본명인 나타샤 로마노프가 떠올랐다. 음... 날렵하고 만능 파이터인 블랙 위도우와 무난한 소나타와 딱히 맞지 않는데...


하지만 아내의 이유는 간단했다. 소나타에서 “ 빼고 뒤에 “ 붙여서 “나타샤.”


이후 내가 소나타, 아니 나타샤를 운전하면서 모델 Y 이야기할 때마다 아내는 “나타샤가 들으니 내려서 이야기하자라고 그때마다 핀잔을 준다.


나타샤 운전 중 다른 차 이야기하지 말라고 할때 나의 표정 (출처: 픽사베이)




작명은 끝났고, 이제 베키를 맞이할 준비와 나타샤를 보낼 준비만 남았다.


나타샤의 새 주인에게 넘기기 전 나는 정비소에 가서 마지막 정기점검과 손세차를 할 예정이다.


2008년에 사서 결혼 전에는 데이트, 결혼 후에는 아이들 셔틀로 사용하던 나타샤에게 예포까진 아니어도  정도는 해주는  도리라고 생각된다.


21발은 국가 원수에게나 한다. (출처: 픽사베이)


보고 있나, 아내. 나타샤 섭섭하지 않게 보내줄 거야.




빠리 관련 :

https://brunch.co.kr/@jitae2020/44


나타샤 관련 :

https://brunch.co.kr/@jitae2020/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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