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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준열 May 10. 2022

조직에 숨어있는 지능적 빌런(Villain) 판별법

팀장, 선택의 기로에 서다

팀장으로서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정말 바람 잘 날 일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리 선조들은 어쩌면 이리도 딱 맞는 속담을 만들어 냈는지.... 많지도 않은 팀원인데 서로 간에 다툼이 생기고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니 말이다. 뭐 건강한 갈등이라면 괜찮다(건강한 갈등이란 게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무튼...). 좀 더 나은 성과를 만들기 위한 의견 충돌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일 때문에 생긴 갈등이지만, 잘 들여다보면 개인 성격이나 성향 때문에 생기는 갈등도 있다. 이런 이유로 조직에서는 MBTI나 애니어그램 같은 성격유형검사를 하기도 하며, 강사를 초빙해 갈등 해결을 모색하기도 한다. "나를 알고 너를 알고..." 서로의 이해를 바탕으로 진실한 소통을 하자는 것이다.


하긴, MBTI를 하고 애니어그램을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갈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도는 나쁘지 않다. 좋은 시도인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실제 사람과 조직 간 갈등을 해결했다거나 소통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주었던 경우는 별로 보지 못한 것 같다.




왜 그럴까?  

왜 조직에는 사람 간 갈등이 끊임없이 생기는 걸까?

해당 팀장의 리더십 부족 때문일까? HRD 부서의 역량 부족? 이해조건의 충돌? 글쎄.. 뭐 틀린말은 아닐 것이다. 아무튼 여러 요인중 하나겠지. 하지만 필자가 오랫동안 생각해 온 강력한 요인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원래 인성 나쁜 사람이 조직에 있기 때문이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사람을 잘못 채용한 것이다"


 - 자신을 성찰할 줄 모르거나

 - 나밖에 모르는 어른 아이(몸은 어른인데 정신은 아이)이거나

 - 분노조절장애가 있거나

 - 사람을 이용하려 하는 성향이 있거나(사람들을 자꾸 속이는 성향)

 - 천성이 게으르거나

 - 생각이 짧거나


이런 사람들이 있다면 조직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교육이 아니라 교육 전문가 할아버지가 와도 해결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끊어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단칼에 끊어 내었던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말이다.


어떤 리더들은 조직에 문제가 생기면 복합적으로 발생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시스템의 문제일 수도 있고, 일에 있어서 원칙과 기준이 없어서일 수도 있다. 혹은 외부의 요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조직의 문제를 분석적으로, 과감하게 들춰보기도 전에 팀장 본인의 리더십을 탓하거나 우리 모-두의 잘못이라고 대충 둘러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미리 못 박지 않았으면 한다. 그것은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타인을 가스 라이팅 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과감히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길 바란다.  

만약 어느 한 사람의 문제라는 판단이 들었다면 그것 또한 당신의 생각이 맞다. 혹여나 편향적이고 공정하지 못하다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가 두려워 머뭇거릴 수도 있다. 리더는 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환부를 정조준하여 격하게 도려내야 하는 일 또한 리더의 역할이다(참고: https://brunch.co.kr/@mathew626/108: 빌런 팀원을 대하는 팀장의 현실 대응법)


그럼, 인성 나쁜 사람(빌런)은 어떤 사람들일까?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는 꼭 표면적으로 불손하게 보이거나 거칠고 예의 없게 행동하는 사람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오히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숨어있는 지능적 빌런들, 이런 사람들이 있다.


필자의 관점에서 본 빌런은 이런 사람들이다.



첫째, [착한 가스라이터] 주변 사람들을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사람

좋은 사람 같다. 그리고 좋은 사람같이 말을 한다. 하지만 그 사람의 말이 아닌 행동을 보자. 결과적으로 그 사람의 행동은 주변 동료들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 그리고 본인은 불쌍한 피해자가 되어 있다.

착한 것 같은데 주변 사람들을 많이 힘들게 하는 유형이다. 그래서 더 말을 못 한다. 주변 사람들은 복창이 터지도록 답답한데 정작 본인은 괜찮다. 결국 주변 사람들은 폭발하는데....(정상인이라면 폭발한다) 결국 이게 그들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고 만다. 의도를 했든 안 했든 간에 이런 경우는 수동적 가스 라이팅이라 생각한다(적극적이진 않지만 결국 사람들에게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하게 만드는... 때로는 이렇게도 저렇게도 못하게 만드는.. 결국 본인만 착한 사람이 되는....) 이들은 숨어있는 지능적 빌런이다.


둘째, [가면라이더]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자꾸만 떠 보는 사람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서 솔직하지 못하고 무언가 도사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이 하는 행동과 말은 대부분 의도가 있다. 이들이 제안하는 술자리, 커피 한잔, 식사자리... 모두 계획적이고 자신이 설계한 자리다. 심지어 자신의 상사에게도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과 함께 하면 반드시 느껴지는 게 있다. 그 자리에서는 즐거웠는데 이상하게 돌아서면 뭔가 쌔~~ 한 것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뭔지 모르겠지만 내가 당한 느낌?  그게 사람의 본능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그렇게 느꼈다면 그게 맞는 것이다. 당신의 감을 믿어라. 이들은 사람을 이용하는데 특화된 사람이다. 하지만 그 목적과 목표는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 무서운 것이다. 이러한 행동을 처세라고 포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누군가를 속이기 위해 가면을 쓰고 질주하는 "가면라이더!"


셋째, [분위기 깡패] 분위기를 공포스럽게 만드는 사람

사람이라면 어쩌다 한 번쯤 화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알아두어야 할 게 있다. 한번 화를 내는 게 어렵지 두 번은 쉬워진다. 세 번은 더 쉽다. 나중에 화를 내는 대상은 응당 그렇게 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폭력이 그렇지 않은가? 작은폭력으로 시작해서 결국 큰 폭력이 된다.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조직의 분위기를 공포스럽게 만드는 사람은 근본이 폭력적인 사람이다. 아직은 작은 일상의 트러블이라고 여겨지더라도 작은 화는 이내 큰 화를 불러온다. 자신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사람은 반드시 문제를 일으킨다. 이들을 조직에 머물게 해서는 안된다.


넷째, [불가사리] 사리분별이 불가한 사람

우선 자신을 잘 모르는 사람이다. 자신을 모르는 사람은 어리석고 위험하다. 무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발전이 없다. 어디선가 본 유튜브 영상이나 누군가에게서 들은, 혹은 어떤 책에서 읽은 문구, "사람의 가능성은 무한대다... 너는 할 수 있다!" 뭐 이런 말에 동기부여를 받는 것 까지는 좋다. 하지만 미래에 되고 싶은 모습과 현재 나의 실력을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 나를 정확히 알지못하고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의 비전은 망상이 되기 쉽다. 연봉을 터무니없게 요구한다던지 자신의 성과를 과대평가한다던지 하는 사람이 그런 경우다. 조직에 보면 이런 사람이 꼭 있다. 이는 뭐라 할까.... 폭력적이고 무례한 사람이다. 자신의 수준을 잘 모르거나 억지로 외면하면서 상대방에게는 무리한 요구를 서슴지 않고 하는 사람.. 이는 또 다른 모습의 폭력이다.




필자가 연재 한 Art of leading 1 편에 보면 <빌런 팀원을 대하는 팀장의 현실 대응법>이라는 글이 있다. 조직을 해치는 빌런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와 처리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아쉽게도 여기에는 어떤 사람이 팀 내 빌런인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빠져 있다. 하여 이번 글은 빌런을 식별하기 위한 상세페이지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누구에게나 쉽게 드러나는 빌런이 아니라 숨겨져 있는, 리더를 현혹시키는 그런 빌런이 있다. 빌런 같지만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사람을 헷갈리게 만드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복잡한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어버렸듯이
이들을 정확하게 판별했다면,  단호하게 끊어내야한다.

애초에 풀릴 수 없는 매듭을 계속 풀어달라고
떼를 쓸테니 말이다.



Photo by Michael Dziedzic on Unsplash

Photo by Steinar Engeland on Unsplash





태준열 (taejy@achvmanaging.com)

리더십 코치/컨설턴트

25년 동안 음반회사, IT 대기업, 반도체 중견기업, 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기업에서 인사, 조직개발 업무를 경험하였으며 15년 동안 인사팀장/조직 개발실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리더십 개발기관 Achieve. Lab의 대표이며 팀장 리더십, 성과관리 등 강의와 팀장 코칭, 리더십 개발 컨설팅, 조직개발 활동 등을 활발히 이어 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대표님이 팀장 한번 맡아보라고 말했다><Synergy Trigger><존버 정신>이 있다.





태준열 리더십 코치 신간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5876767


태준열 강의분야, 강의프로그램 소개

https://blog.naver.com/mathew626/222887477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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